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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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165회 작성일 2008-11-24 11:50본문
낙엽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이월란
당신은 죽었네요
아니, 내가 죽였네요
지는 꽃잎 빙자하여 부음(浮淫)을 일삼던 날들
육신의 골짜기마다
봉분처럼 봉긋이 솟아올랐네요
서로의 무덤 속에서 뼈로 새긴 세월만큼
푸른 잔디가 이끼처럼 자라겠죠
진펄의 습지가 그리워
우린 빨래처럼 펄럭이며 말라가겠죠
나무들이 매일 떨어뜨리는 부음(訃音)
노목의 가을은 늘 성급합니다
우리들의 건조기를 견디지 못하고
말라버린 고등식물의 잎들
지상을 덮어버린 부고장들마다
사인란이 다 비어있네요
소인 없는 엽서가 매일 날아오네요
죽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이 없네요
깊은 가을엔
낙엽 구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습니다
지난해의 잔설같은 기억 위로
내 온 몸에 문신처럼 내리네요
자, 지상으로 내려가야겠죠
눈물병같은 몸을 굴리며
2008-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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