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마주치며 달리는 여자

멀리서 보이는 그 여자

차양 긴 모자 푹 쓰고

마스크로 얼굴 가리고

하얗게 장갑을 낀

두손을 가슴에 모아

흩어지지 않는 자세로

꼿꼿하게 뛰어갈 때

신 바닥 보이며 율동을 한다.



쉬 임 없는 끈기를 보고

대단하다 마음 말했는데

그는 나를 어찌 봤을까?

겨우내 달리다

늦봄이 다 되어

보이지 않는 그 여자

저 건너 아파트에 사는가 싶은

궁금한 그 여자.

묵묵히 입 다물고 달려갈 때

봐야 할 까닭도 없으련만

어쩌다 곁눈으로

바라본 그 여자.



오늘같이 흐린날

오락가락 비가 오고

늘어진 수양버들

하얀 솜털 적시는데

봉오리 진 아카시아 향기 사이로

달려 오는 그 여자

내 눈에 들어온다.

철교위 전철은 교차하고

달리는 그 여자 내 옆을 스칠 때

의미 없는 바람이

휙  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