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짐승이 산다 / 낭송-전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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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희창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댓글 3건 조회 1,190회 작성일 2003-04-26 11:35본문
![.jpg](http://qqpp.com/bbs/data/poem/%EC%A1%B0%EC%84%A0%ED%98%B8%EB%9E%91%EC%9D%B4.jpg)
내게 짐승이 산다
시. 강희창 / 낭송. 전향미
나는 안다 느낄 수 있다
태고적 씨 뿌려졌을 이 근원
눈 밖으로 늘상 버렸건만
섬뜩섬뜩 고스란히 살아있는 그 흔적
암 살진 까투리를 보면서
깃 다듬는 비둘기를 엿보며
마늘밭을 미친 듯이 내달리는
수탉에게 눈 초점을 맞추며
내게 짐승이 사는걸 본다
산 정상에 우뚝 설라치면
소리 지르고 나무 꺾고
이름 새기고 소변 갈기고......
때론 홀로 이빨을 가는 주먹질에서
내게 숨겨진 호랑이를 본다
술은 짐승을 부르는 주문처럼
좌절의 늪에서 눈에 선불을 켜기도 한다
사람들 앞에서 발호하는가 하면
혼자 있을 때 기승을 부렸을 거다
내게 나도 어쩔 수 없는 내가 있다
스스로 이기지 못하면
짐승만도 못해지는 이 굴레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기 어려워
외딴 구릉 위에 홀로 뿔을 세우고
길게 울부짖고픈 어스름 달밤
< 2001 겨울 >
댓글목록
혜빈님의 댓글
혜빈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보름달이 뜨면 모습이 바뀌나요~?
빨리 도망쳐야지 짐승으로 변하기 전에~~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람들 모두 다, 짐승같은 스스로의 모습을
한편으로는 숨기며 살고 있겠지요
시낭송과 함께 좋은 시 잘 보았습니다
금수산님의 댓글
금수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원의 굴레를 뿌리치며/ 내마음이 칼춤을 추네/나를 죽이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