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너에게로 가는 머나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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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1,349회 작성일 2003-02-23 12:45본문
꽃, 너를 만나면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느낌 창가로 스쳐 가는 목숨 같은 봄 불타오르는 여름 흐르는 물 같은 가을 얼음의 겨울도 만날 수 있다 가다보면 어두컴컴한 동굴이 꽃, 너의 눈 속에도 너의 입 속에도 끝없이 펼쳐 있다는 느낌 보이지 않는 너의 끝에 절벽이 있고 나는 세상의 가장자리에 줄도 없이 매달려 있다 그래도 꽃, 너를 한없이 보고 싶어 눈을 감으면 그 동굴 속에 썩어 문드러져 가는 문둥이로 서 있는 느낌 잃어버린 꿈의 무늬들 달려가 찾아야 하는데 꽃, 네가 피워 놓은 안개 속에 서성거리다 몸과 혼이 모두 녹아 검은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 차가운 눈과 비가 때도 곳도 없이 내리고 섬뜩한 칼과 톱으로 팔과 다리가 잘려진 나무처럼 널브러진 시체처럼 몸통만 남은 돌부처처럼 생각이 달아난 장승처럼 한 곳에 있지 못하고 꽃, 너를 만나면 먼 곳으로 길을 떠나는 느낌 멈출 수가 없이 걸어가는 그곳에 별들 무리지어 내려와 아름답게 빛나고 있는데 손을 들면 깨어나 그들 모두 사라질 것 같은 느낌 아아, 꽃, 얼마나 더 너를 만나야 이 슬픈 여행이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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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꽃님의 댓글
산꽃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꽃은 움직일 수 없다
운반될 수는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