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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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안재동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005-03-26 09:39본문
* 사랑의 미로 *
안재동
우린 언제나 식사를 같이 하고
울적할 땐 양지바른 곳에 나란히 앉아
많은 대화를 나누며
평생 다정하게 사는 그런 사이이길
간절히 소망하고 믿었습니다
다만, 그것은 나의 생각이었을 뿐이며
당신의 생각은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르지요
혹, 그게 당신의 생각이었을지라도
내가 그렇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이제 당신은 나를 잊었는지 모르지만
아직 나는 당신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혹, 당신이 나를 잊지 않았는데
내가 당신을 잊고 지내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당신일 수도 있고
당신이 나일 수도 있는
서로가 서로의 분신일지도 모를 우리
처음부터 우리의 생각은 같았는데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었음은
어느 심술궂은 정령이 우리를
시기하고 훼방하여
긴 기차터널처럼 어두운 미로 속으로
내던졌는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나를, 혹 내가 당신을
기억해내지 못하도록
장대같은 비나 함박눈 펑펑 쏟아질 때면
단풍이 짙어가거나 벚꽃이 만개할 때면
하릴없이 가슴 차오르는
이유 없는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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