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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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진욱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092회 작성일 2003-11-19 22:40본문
늦가을, 눈부신 햇살 마당에 노니는 한낮
문설주에 기대어 웅크려앉은 노인
고양이처럼 졸고 있다
장난꾸러기 햇살이 속 눈썹을 간지른다
꾸-뻑 하다가 멈칫, 게슴츠레 둘러보고는 다시
스르르 눈 감는다 이내 사륵사륵 숨소리 고르다
호수같은 얼굴에 잔잔한 미소 흐른다
햇살의 장난이 귀여우신 게다, 아니면
무슨 꿈이라도 꾸시는 게다
첫날밤 신부 족두리라도 벗기는걸까
첫 아이 안아들고 흐뭇해 하는걸까
평온하게 잠든 모습이 부처님 닮았다.
살랑 소슬바람에 깜짝 눈을 뜬다
평생 살아온 집 어색한듯 두리번거린다
날아든 감 잎 하나 힘겹게 몸을 뒤척인다
사랑채 처마 밑, 줄줄이 엮어 달은 무우청
싱그러운 푸른 추억 가슴에 품은 채
시들시들 빛 바래 시래기 되어간다
주인이 떠나간 허전한 제비집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더니,
산모퉁이 나들목에 눈길 멈추었다
문설주에 기대어 웅크려앉은 노인
고양이처럼 졸고 있다
장난꾸러기 햇살이 속 눈썹을 간지른다
꾸-뻑 하다가 멈칫, 게슴츠레 둘러보고는 다시
스르르 눈 감는다 이내 사륵사륵 숨소리 고르다
호수같은 얼굴에 잔잔한 미소 흐른다
햇살의 장난이 귀여우신 게다, 아니면
무슨 꿈이라도 꾸시는 게다
첫날밤 신부 족두리라도 벗기는걸까
첫 아이 안아들고 흐뭇해 하는걸까
평온하게 잠든 모습이 부처님 닮았다.
살랑 소슬바람에 깜짝 눈을 뜬다
평생 살아온 집 어색한듯 두리번거린다
날아든 감 잎 하나 힘겹게 몸을 뒤척인다
사랑채 처마 밑, 줄줄이 엮어 달은 무우청
싱그러운 푸른 추억 가슴에 품은 채
시들시들 빛 바래 시래기 되어간다
주인이 떠나간 허전한 제비집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더니,
산모퉁이 나들목에 눈길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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