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짐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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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 지산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322회 작성일 2003-02-15 01:08본문
시/강 지산
어제와 오늘을 이여 주려는 듯
성급하게 비워져 가는 나의 술병 속에서
날카롭게 빛나는 눈물이
블랙홀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잊혀짐은 곱게 단장한 사랑의 모습으로
왔다가 살아지는 것인가
사랑은 그렇게 내가 만들고
내게서 버려진 노래들인가
나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기억이었다
창문을 가만히 열면
바람 하나가 인기척도 없이
빛 바랜 홀씨 하나를 묻혀 온다
달빛을 타고 왔는지
홀씨는 아직도, 온기가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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