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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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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의양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2,067회 작성일 2003-11-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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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의 분석



지금은 목사로 활동하는 모 가수가 부른 “별이 빛나는 밤에”, 그 노래를 들으며 별밤을 생각해 본다. 별이 빛나는 밤에는 어떻단 말인가, 글쎄...... 무엇인가 낭만적이며 애수가 어린 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뭇 여성과 멀리 우주의 별을 내려다보며 고향을 더듬고, 옛 시인의 글귀를 더듬고, 향수를 더듬다가, 마지막에는 그 여성의 손마저 더듬어 보는 밤이라면 좋겠다.


도시를 떠나서 산골에 들어앉아 별을 보면 무척 실감난다. 더욱 실감나게 별을 보려면 빚쟁이에게 쫓겨 산속으로 도망간 신세가 되어야 한다. 그야말로 별 하나 나 하나다. 그 다음은 별 둘, 나 둘이겠지, 천지사방이 별로 가득 차 있다. 지구만 떠난다면 도망 다닐 수 있는 별은 부지기수다. 너무도 부럽다. 이름을 덧붙여보자. “쫓겨 다니는 자와 별이 빛나는 밤에”


별은 신비로움으로 온다. 그냥 밋밋한 형상으로 오지 않는다. 한참동안 별을 들여다보면 가물가물 거린다. 반짝반짝 거린다는 표현이다. 그것은 별을 보는 자와의 대화를 상징한다. 그래서 별이 빛나는 밤에는 별을 그냥 보면 안 된다. 무엇인가 대화를 나누듯 중얼중얼 거리며 별을 봐야 한다. 그러면 이렇게 되겠다. “중얼중얼 거리며 쫓겨 다니는 자와 별이 빛나는 밤에”


지금 내 눈에 비친 별빛은 과거의 시간에서 날아온 빛이라고 한다. 일억 광년, 십억 광년, 백억 광년의 긴 시간을 여행하여 날아온 모습이다. 빛은 일초에 지구를 일곱 바퀴 반을 돈다. 똑딱 하는 순간에 30만 키로 미터를 날아가는 무서운 속도로 억년 이상을 계속 달린다. 나 같으면 앓느니 죽겠다. 어찌 그렇게 산다는 말인가,


별이 신비로움으로 온다는 말은 바로 과거의 시간이 살아서 반짝반짝 거린다는 말이다. 그냥 반짝거리면 재미가 없다. 한번의 반짝임에 깃든 무수한 세월, 그 과거의 세월을 자꾸 반짝반짝 거리며 열심히 추적하여 올라가면 드디어 신화의 시대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래서 별과 함께 노는 자는 신화와 함께하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황당한 미친 소리를 하며 하늘만 쳐다보는 것 같지만, 별을 보는 자는 신화를 더듬고 있는 것이다. 기원을 찾는 자다. 그러면 이렇게 또 전개되겠다.

“미친 소리를 중얼중얼 거리며 쫓겨 다니는 자와 별이 빛나는 밤에”


모든 전시물은 배경이 훌륭해야 돋보인다. 다이아몬드를 깡통 속에다 집어 넣고서 달그락거리며 팔면 값이 떨어진다. 붉은 융단을 반듯하게 펼치고 그 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를 놓는다. 그리고 투명한 유리관 안에다 정중히 진열하면 그럴듯해 보인다. 한층 높은 가격으로 바가지를 씌울 수도 있다.


별의 배경은 어둠이다. 그러나 별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다. 역배경이라는 말을 여기서 만들어 본다. 배경의 배경...... 배경을 거꾸로 뒤집어 놓은 배경을 말하는 것이다. 지독한 감기를 앓으며 산속을 혼자서 여행한 적이 있었다.


마침 함박눈이 펄펄 내린 다음날이었다. 미끈미끈 거리는 바퀴를 굴리며 산 속으로 달리던 버스에서 내린 시간이 저녁 다섯 시는 넘었을 것이다. 사방은 어둑하고 멀리서는 개 짖는 소리만 들려왔다. 내가 가끔 놀러가서 이 삼일씩 쉬던 조그만 암자를 향하여 산속을 더듬어 올랐다.


캄캄한 밤에 유령처럼 찾아든 나를 보고 암자에 기거하던 스님은 놀란 얼굴로 맞이했다. 따로 떨어진 조그만 방으로 나를 인도하더니 아궁이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폈다. 나는 허기진 배를 채울 생각도 없이 독한 감기약을 한 입에 털어 넣고 쓰러졌다. 진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저승에 던져버리듯 눈을 감았다.


아마 대 여섯 시간은 잤을 것이다. 눈을 뜨니 새벽 두시 경이었다. 방바닥이 뜨거워서 몸을 일으키니 사지를 물고 늘어지던 몸살 기운이 싹 가셔버린 것이다. 배낭에서 속옷과 겉옷을 꺼내어 갈아입었다. 보송보송한 감촉이 그럴 듯 했다. 그리고 방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 나선 순간,


역배경이었다. 별이 위에 뜬 것이 아니라 발밑에 깔린 것이다.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산천이 위로 올라가 있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 밑으로 내려와 있는 것이다. 별이 가득한 밤의 배경은 눈가루 날리는 산천이었다. 정말 그랬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나는 말한다. 정말 그랬었다. 배경이 거꾸로 뒤집어져 역배경이 펼쳐진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별이 빛나는 밤의 모습이다.


그러면 종합하여 별이 빛나는 밤을 정리해야겠다. 일단은 “미친 소리를 중얼중얼 거리며 쫓겨 다니는 자와 별이 빛나는 밤”이다. 표류하는 세상에서 붙잡을 것이 없는 사내가 별이라도 붙들고 지구를 넘어서 자기만의 신화의 세계로 달리고 싶어 한다. “미친 자의 헛소리”가 과거를 거슬러 끝없이 올라간다.


별의 속성은 외로움이다. 슬픈 자의 이정표다. 그래서 별은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아니다. 뚝뚝 별빛을 떨어뜨릴 뿐이다. 그 별빛은 바로 눈물이다.

어찌 인간이 돈에만 쫓길 것인가,

얼마 남지 않은 세월에 쫓기고, 시드는 육신에 쫓기고, 윤리와 법도에 쫓기고, 사나운 팔자에 쫓긴다. 차마 주저앉지 못하여 그렇게 도망 다니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도망자다. 그래서 별은 밤마다 저렇듯 눈물을 뚝뚝 흘리며 반짝이는 것이다. 차라리 세상이 뒤집어져 역배경이 펼쳐지기 바란다. 똑바로 보는 세상에 지쳤다는 말이다.

세상살이에 지쳐서 혀바닥을 길게 뺀 인간이 어디 하나 둘이겠는가?


캄캄한 밤에 신화가 쏟아져 내린다. / 무수한 신들이 눈가루 타고 날린다. / 시공의 벽을 허물어 가슴을 움켜 쥔 / 그 밤은...... 그 밤은...... / 별이 빛나는 밤이라고 후손들은 이야기했다. / 어느 사내의 전설이라고 그들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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