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說話), 왕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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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러니까
기원 전 몇 세기였을까
혹은 기원 후 몇 세기였을까
매일같이 말을 타고
금도 담도 없는 국경을 건너가
당신을 만났다는 기억과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완만한 구릉지가 있는 곳에
둘만의 작은 나라를 세우고
당신을 위한
왕궁을 지었다는 기억과
아무도 침범할 수 없게
성벽을 높이 쌓고
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망루를 만들었다는 기억과
당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수 차례 전쟁을 치루었다는
기억이 오늘 불현듯 되살아난다
여기 비가 오는 왕릉에서
당신이 죽고 내가 죽어서
봄의 무덤가에 꽃 한 송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 한 그루 서고
가을에는 열매 가득 맺었으니
또 다른 기원 전 몇 세기라던가
기원 후 몇 세기라던가
당신을 만나기 위해
강을 건너가는 나를 본다
그러니까
내가 오늘 만난 당신은
그토록 오래 전의 당신이라는 것
기원 전 몇 세기였을까
혹은 기원 후 몇 세기였을까
매일같이 말을 타고
금도 담도 없는 국경을 건너가
당신을 만났다는 기억과
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완만한 구릉지가 있는 곳에
둘만의 작은 나라를 세우고
당신을 위한
왕궁을 지었다는 기억과
아무도 침범할 수 없게
성벽을 높이 쌓고
마음까지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망루를 만들었다는 기억과
당신을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수 차례 전쟁을 치루었다는
기억이 오늘 불현듯 되살아난다
여기 비가 오는 왕릉에서
당신이 죽고 내가 죽어서
봄의 무덤가에 꽃 한 송이 피고
여름에는 나무 한 그루 서고
가을에는 열매 가득 맺었으니
또 다른 기원 전 몇 세기라던가
기원 후 몇 세기라던가
당신을 만나기 위해
강을 건너가는 나를 본다
그러니까
내가 오늘 만난 당신은
그토록 오래 전의 당신이라는 것
댓글목록
김유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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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제 님! 상당히 깊이 있는 글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