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管이 마르면 어쩔끄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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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管이 마르면 어쩔끄나
김 혜 련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그 숱한 밤
멀미처럼 흔들리는 어둠 속
생가슴 깎아낸 선지 묻은 손으로
산발한 詩다발을 긁어 팠을까.
숨풍숨풍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올 땐
그게 그렇게 귀한 줄 모르고
헤픈 웃음처럼
여기저기 끄적거려
사람들에게 내보이기 바빴다.
어느 순간
뿌리는 반쯤 썪고
잎사귀는 윤기를 잃고
긴 管은 마른 풀냄새를 닮아 있다.
청동 이끼를 덧입고 있는
빠진 머리칼 한 줌
밤새 속울음으로도
시가 잉태되지 않는 불임의 시간
이대로 정녕
詩管이 마르면 어쩔끄나.
김 혜 련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그 숱한 밤
멀미처럼 흔들리는 어둠 속
생가슴 깎아낸 선지 묻은 손으로
산발한 詩다발을 긁어 팠을까.
숨풍숨풍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올 땐
그게 그렇게 귀한 줄 모르고
헤픈 웃음처럼
여기저기 끄적거려
사람들에게 내보이기 바빴다.
어느 순간
뿌리는 반쯤 썪고
잎사귀는 윤기를 잃고
긴 管은 마른 풀냄새를 닮아 있다.
청동 이끼를 덧입고 있는
빠진 머리칼 한 줌
밤새 속울음으로도
시가 잉태되지 않는 불임의 시간
이대로 정녕
詩管이 마르면 어쩔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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