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거미/박명춘

저녁 무렵 거미줄 쳐 먹이 확인하는
여덟 다리 스멀스멀 공중곡예 경이롭다
그 시절
개구쟁이 여럿 물리지 않으려 우우
단단한 턱에 물릴까 조심조심
꼬챙이로 요리조리 몰아 잡아
똥꼬 돌기 실젖을 잡아당겨
끝없이 나오는 거미줄 장난치다
감긴 손가락 피가 안 통해 퍼래 울상
아궁이에 넣어 구워 먹으며 꼬실꼬실.
요새는
해충들을 잡아먹어 이로운 동물
의리 있게 새끼 잘 키우고
애완용으로 사마귀나 곤충들과 싸움도 하고
연구용으로도 거듭나는
찐득찐득 질겨서 좋은 거미줄
차세대 섬유 되려 유전자 뽑아
염소 젖소 이용하여 젖으로 태어나
고강도 거미줄섬유 미래에 빛나볼까.

200600913.수.도봉산 산왕거미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