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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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수진 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1,083회 작성일 2003-05-11 17:31본문
겨울 어느 한 날조차
너를 돌아보는 게 아니었다.
검게 타버린 가지엔
봄으로도 살 틔울 수 없을 것 같던 상처
벼락처럼 찾아든 여름은
녹음 짙은 산등성이에서 가쁜 숨 몰아쉬는데
뒤늦게 얼굴을 묻고
사랑한다 말하는 게 아니었다.
오늘 넌 미친 것처럼
다시 푸르고
상처는 거짓말인 양
처녀 같은 아지랑이 눈빛
너를 살 게 한 건 무엇인지
살아오게 한 건......
백치 같은 기억 속
바람 없는 날에도 이끼처럼 끼어 사는 그리움
그리움만으로 널 불러 세울 수 없고
세월은 너의 복숭아빛 발목을 지나쳐만 가는데
오래 전 그날
사랑한다 말한 건 누가 먼저였는지
샛노란 은행나무 곁을 스쳐 지나간 건 누구였는지
나였는지
혹은 너였는지
꿈이었는지......나는
거듭거듭 생각해 보아도
백지처럼 하얗게 타 들어가는 그 생각
댓글목록
이민영님의 댓글
이민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백지처럼하얗게 타들어가는 그 생각..시의 전반이 유연하고 아주 좋습니다...정말로...입니다.감사드리며..
이수진님의 댓글
이수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부족한 삶, 부족한 글인데 들러주시고 칭찬의 말씀 남겨 주시니 참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멋진 한 주일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