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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수진 이름으로 검색 댓글 2건 조회 1,072회 작성일 2003-06-10 12:16본문
미끄러지듯 버스는
도심의 오전을 잠시 닫고
길 위에 서면
창 밖으로 멀리
입맞춤 같은 노란 들꽃
유월의 가로수는
전날보다 푸르고 더욱 굳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꿈꾸는 한낮의 잎새
느린 것은 느리게
슬픈 것은 슬프게
아픈 것은
지금 낮게 흔들리며
투명하게 떠나는 버스 안에서
가린 것 없이 앉은 자리
지나간 것은
오늘 나를 붙잡지 못하고
떠나야 했던 이유가
여름 속으로
뜨거운 여름 속으로
나를 데려가고
잠시 휴게소에 멈추는 버스
차가운 물 한 모금 손에 쥐고
돌아 나온 풍경
가야 할 길은
길을 아는
저 무수한 버스들 속에 어지럽지만
나는 주저 없이
나의 버스를 찾아 오른다.
조금 늦더라도 버스는
네 있는 곳에
나를 내려놓으리라.
댓글목록
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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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색과 즐거움에 설레는 여행에서
어느덧 사색하는 여행이 되어가는건 나이 때문이겠죠!
오늘같은 날은 무작정 떠나고 싶네요..
최희령님의 댓글
최희령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기차를 더 좋아하지만 이수진 시인님의 글에 버스를 타고 싶다 생각 드는군요..
시인님께서 가지신 열정이 미소라는 해답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