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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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김종제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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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는 더러운 소리를 들었다고 시냇물에 귀를 씻었다고 하는데 나는 귀에 물 한 방울 들어가 달콤한 소리 못 들을까봐 근심으로 가득 찼구나 한 번도 닫혀 본 적이 없다는 귀, 넣어도 넣어도 차지 않는 밑빠진 독 같아 그런데 그 소리 다 어디로 간 거야 저 귀 속으로 얼마나 많은 소리가 줄을 서서 밀려 들어가고 있는 것인지 안다면 저 귀에 창문 하나 달아 걸을텐데 저 귀에 널판지 대고 못을 박아 막아버릴텐데 아니지 한 번 마음 활짝 열어 놓고 귀기울여 소리 들어 보자 아득한 곳에서부터 무엇인가 중얼 중얼거리며 귀에 다가 오는 소리 눈 내리며 세상 지워버리는, 비 쏟아지며 세상 씻어버리는, 바람 불어오며 세상 날려버리는 소리 너를 기다리다 꽃봉오리 떨어지는, 붉은 해의 입술에 데여 내 가슴 터지는 소리 그래 저 소리야 저 소리 하늘에서 누군가 목이 쉬도록 부르는 소리 내가 여태 듣지 못했던 무엇인가 부딪히며 타오르는 소리 나의 바위와 너의 계곡이 부딪히며 내는 신음 소리 나의 하늘과 너의 땅이 부딪히는 비명 소리 물의 혀와 불의 혀가 부딪히며 사랑 만드는 소리 어둠 끼리 서로 부딪히며 달과 별을 만드는 소리 아, 그 소리야 그 소리 살아있어 더욱 황홀한 살 떨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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