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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치기
-박종영-
밀려드는 봄을 자르는
간벌(間伐)꾼의 번득이는 톱날
겨울을 이기고온 보람 없이
나무가지가
위태로운 것은 어떤 이유인가
달빛의 유혹에 함부로 웃자라다가
베어지는 것을 거역하는
둥근 나무의 아픔이 숲속에 퍼진다
오늘은 간벌(間伐)꾼의 권력이 대단하다
톱날을 휘두를 때마다
잘려나가는 삐투러짐의
잔가지가 땅으로 침몰한다
잘못된 성장이나
병든 마음을 베어내는 솜씨에
세상이 박수를 보낸다
마음으로 전달되는 시각이 뜨겁다
잘 난체 솟아오른 방종한
웃자람이나
슬며시 눈을 속이는 연약한 부정이나
모두가 불평을 쏟아내는 세상에
한 몸으로 받아 잘려나가기를 원하는
구부러진 못된 가지의 음모는
더 큰 것을 은폐하려는 헌신이다
간벌(間伐)꾼이 원하는 것은
변화무쌍한 세상이 아니라
오직 잡초처럼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들 곧은 나무의 가지치기다.
2003. 3. 7.
Music/Borther Four/Try To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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