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위에 예쁜 새 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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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296회 작성일 2003-03-08 11:44본문
물처럼 스며든다 균처럼 파고든다 독처럼 황홀하다 온 몸에 퍼져 간다 머리와 눈을 갉아 먹고 피마저 얼음처럼 차갑게 만든다 고요한 그대의 얼굴에서 거리를 재지 않고 겨울을 건너가는 철새의 아득함이 보이고 나를 외면하는 또 다른 얼굴 그 눈동자 안에 질주하고 있는 그리움의 냄새를 맡는다 가라, 모든 것으로부터 건너갈 수 없게 높이 성벽을 세운 저쪽 강 건너에 흔들리는 육체를 대나무처럼 세워 놓고 어둠의 길을 걷게 한 다음 영원의 우물에 몸을 던져라 무엇이 좇아오는가 무엇을 좇아가는 것인가 지상의 누군가에게 내려와 어디로 가는지 누가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세상의 바다 비에 젖는다 세상의 산 눈에 젖는다 세상의 누군가 눈물에 젖는다 젖은 세상 한 아름 품고 하늘을 가르는 너의 어깨 위에 저 세상에서 날아온 예쁜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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