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속에는 향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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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강뚝길을 사월에 실연(失戀)한 사람처럼 홀로 걸어가 보라 앞산 뒷산 야단스럽게 피어있는 꽃들에게 눈길을 빼았겨 보아라 그러면 알리라 꽃 속에는 향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꽃 이파리 들여다 보아라 그 속에 가슴을 다 태워버리는 붉은 용광로의 불덩어리 있구나 저 잠잠한 하늘을 향해 여기 저기 불을 놓는 방화범의 얼굴을 보아라 강물 속에는 또 고요한 물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물속에 발을 슬쩍 던져 보아라 그러면 알리라 푸른 물속에 날카로운 비수를 숨겨 놓고 있는 것을 심심하면 바람 불러와 휘두르는 강도의 칼에 찔려 깊은 상처만 남겨놓는 풍랑을 보아라 사월에 애인(愛人)을 잃어버린 나를 보아라 내 속에는 나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 내안에 치유 불가능한 병(病)이 가득 들어 있구나 내가 걸어가는 길에 꼿꼿이 고개 들어 버티고 선 숲속의 뱀과 사막의 전갈에 물려 독(毒)보다 더 지독한 마음 가진 나를 보아라 누군가 알겠는가 내속에 또 다른 사람이 있어 내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내가 미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도대체 그 누가 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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