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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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같은 사랑을 만나
속옷까지 벗어던지자
남몰래 감추고 있었던
문신 같은 흉터가 드러났다
때때로 가슴 속으로 비가 내려
질퍽했던 진흙의 길이
딱딱하게 굳은 후에
금이 가서 갈라진 적 몇 번 있었다
등 위로 눈이 내려
빙판의 길에 미끄러졌으니
세게 부딪혀 부러진 적 몇 번 있었다
상흔뿐인 몸을
가만 가만히 덮어주겠다고
새옷 한 벌 입혀 주었다
눈 감고 한참을 안아주었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늦가을 나무들의 살점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제 몸에 상처를 내면서
세상의 흉터 가려주겠다고
털옷을 짜고 있었다
봄 올 때까지
저 나무들 흉터 오래도록 남겠다
살 가리고 한 철 살아가는 것과
살 드러내고 한 철 지내는 것과
뱃속에서 같이 나왔을 것이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손 맞잡고
같이 누워 있었을 것이다
속옷까지 벗어던지자
남몰래 감추고 있었던
문신 같은 흉터가 드러났다
때때로 가슴 속으로 비가 내려
질퍽했던 진흙의 길이
딱딱하게 굳은 후에
금이 가서 갈라진 적 몇 번 있었다
등 위로 눈이 내려
빙판의 길에 미끄러졌으니
세게 부딪혀 부러진 적 몇 번 있었다
상흔뿐인 몸을
가만 가만히 덮어주겠다고
새옷 한 벌 입혀 주었다
눈 감고 한참을 안아주었다
고개 들어 바라보니
늦가을 나무들의 살점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제 몸에 상처를 내면서
세상의 흉터 가려주겠다고
털옷을 짜고 있었다
봄 올 때까지
저 나무들 흉터 오래도록 남겠다
살 가리고 한 철 살아가는 것과
살 드러내고 한 철 지내는 것과
뱃속에서 같이 나왔을 것이다
어쩌면 오래 전부터 손 맞잡고
같이 누워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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