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앞에서 보낸 오랜 시간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구석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오랫동안 나는 내 앞에서
나를 보며 서 있었다
오랫동안 나는 무덤 앞에 서 있었다
무덤이 고여있는 풀잎이다
무덤이 피어있는 연못이다
바람 불어 내가 풀잎처럼 나를
흔들고 싶은 것이다
바람 불어 내가 연못처럼 나를
출렁거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혀 속의 언어를 버리고
나는 눈 속의 햇빛을 버리고
눈을 감고 싶은 것이다
입을 닫고 싶은 것이다
나는 거짓의 혀가
아닌 혀가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거짓의 눈이
아닌 눈이 되고 싶은 것이다
풀잎에 던져버리고 싶다 나의 혀를
연못에 던져버리고 싶다 나의 눈을
나는 흔들리는 풀잎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출렁거리는 연못이 되고 싶은 것이다
풀잎 속에서 내가 아닌 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연못 속에서 내가 아닌 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처음의 그 모습으로 떨어지는
얼음의 폭포가 되고 싶은 것이다
햇불로 흘러가는 강물이 되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 그 모습으로 솟아오르는
허공의 빗줄기가 되고 싶은 것이다
뿌리까지 뻗어나온 눈꽃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무덤 앞에 오랫동안 서 있다
나는 무덤의 눈 속에 있다
나는 무덤의 혀 속에 있다
나는 무덤 앞에 서서 그대를 본다
나를 보며 서 있었다
오랫동안 나는 무덤 앞에 서 있었다
무덤이 고여있는 풀잎이다
무덤이 피어있는 연못이다
바람 불어 내가 풀잎처럼 나를
흔들고 싶은 것이다
바람 불어 내가 연못처럼 나를
출렁거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혀 속의 언어를 버리고
나는 눈 속의 햇빛을 버리고
눈을 감고 싶은 것이다
입을 닫고 싶은 것이다
나는 거짓의 혀가
아닌 혀가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거짓의 눈이
아닌 눈이 되고 싶은 것이다
풀잎에 던져버리고 싶다 나의 혀를
연못에 던져버리고 싶다 나의 눈을
나는 흔들리는 풀잎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출렁거리는 연못이 되고 싶은 것이다
풀잎 속에서 내가 아닌 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연못 속에서 내가 아닌 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처음의 그 모습으로 떨어지는
얼음의 폭포가 되고 싶은 것이다
햇불로 흘러가는 강물이 되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 그 모습으로 솟아오르는
허공의 빗줄기가 되고 싶은 것이다
뿌리까지 뻗어나온 눈꽃이 되고 싶은 것이다
나는 무덤 앞에 오랫동안 서 있다
나는 무덤의 눈 속에 있다
나는 무덤의 혀 속에 있다
나는 무덤 앞에 서서 그대를 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