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내안에 외뿔을 가진, 나비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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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150회 작성일 2003-03-13 13:44본문
지리산 돌무덤 위에 산수유
너 땅속 먼 곳에서부터
한 많은 이 세상 노랗게 피로 물들이려고
그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구나
섬진강 강가에 핀 매화
정 깊은 이 세상 하얗게 적실려고
얼음 강물 뚫고 굽이굽이 흘러왔구나
저 꽃에서 나는
얼어붙은 겨울강의 심장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산을 뒤덮은 겨울 폭설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한 순간
죽비로 내리치는 소나기를 본다
저 꽃에서 나는 두 쪽으로
가슴 가르는 칼날 번개를 본다
눈 감은 세상에서
너의 모습만 아련히 보이는데
귀 먹은 세상에서
너의 목소리만 아득하게 들려오는데
저 꽃에서 나는
넋 잃고 주저앉은 처녀의 눈동자를 본다
저 꽃에서 나는
머리 풀어헤친 여인네의 흐느낌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죽은 혼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살풀이 굿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칼춤 추는 무당을 본다
머리에 우뚝 솟은 저 뿔을 본다
너의 세상 깊이 파고 들어
온몸 부들부들 떨리도록 상처를 내는
저 뿔 같은 꽃을 본다
나비 날아간다 나비
세상의 무늬 드러난다
저 꽃에서 어여쁜 시냇가 맑은 물을 본다
으스러지게 껴안는 햇빛을 본다
세상 속으로 날아가는 저 꽃, 꽃, 꽃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저 꽃
온몸에 독을 품고 앉아있는 저 꽃
외뿔을 가진 저 꽃
세상을 찔러 죽이고 날아간다
나비가 되어 눈먼 나비로 날아간다
너 땅속 먼 곳에서부터
한 많은 이 세상 노랗게 피로 물들이려고
그 오랜 세월을 기다려왔구나
섬진강 강가에 핀 매화
정 깊은 이 세상 하얗게 적실려고
얼음 강물 뚫고 굽이굽이 흘러왔구나
저 꽃에서 나는
얼어붙은 겨울강의 심장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산을 뒤덮은 겨울 폭설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한 순간
죽비로 내리치는 소나기를 본다
저 꽃에서 나는 두 쪽으로
가슴 가르는 칼날 번개를 본다
눈 감은 세상에서
너의 모습만 아련히 보이는데
귀 먹은 세상에서
너의 목소리만 아득하게 들려오는데
저 꽃에서 나는
넋 잃고 주저앉은 처녀의 눈동자를 본다
저 꽃에서 나는
머리 풀어헤친 여인네의 흐느낌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죽은 혼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살풀이 굿을 본다
저 꽃에서 나는 칼춤 추는 무당을 본다
머리에 우뚝 솟은 저 뿔을 본다
너의 세상 깊이 파고 들어
온몸 부들부들 떨리도록 상처를 내는
저 뿔 같은 꽃을 본다
나비 날아간다 나비
세상의 무늬 드러난다
저 꽃에서 어여쁜 시냇가 맑은 물을 본다
으스러지게 껴안는 햇빛을 본다
세상 속으로 날아가는 저 꽃, 꽃, 꽃
허물을 벗고 날아가는 저 꽃
온몸에 독을 품고 앉아있는 저 꽃
외뿔을 가진 저 꽃
세상을 찔러 죽이고 날아간다
나비가 되어 눈먼 나비로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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