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위에서 피는 꽃>>>>>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
설악산도 식후경
산도 바다도 식후경
강도 호수도 식후경

그래서 어딜 가나 음식 쓰레기
먹고 나서 구경이니까 그렇겠지
배 부르면 똥도 싸겠고
오줌도 누어야겠지
그런 것도 쓰레기의 하나겠지

사람에게서 나오는 건 모두 쓰레기?
생각도, 말도, 글도, 아니 사람 그것도?
모두가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
쓰레기가 쓰레기를 만들고 있는가

그야 쓸어 버리면 쓰레기이지만
쓰레기도 쌓아서 묻으면 <난지도>가 된다
쓰레기 동산 새로운 세상
난지도 거기서는 지금도
봄이 돌아오면 꽃도 피겠지
새들도 날며 노래하겠지

역사가 깊을수록
층층으로 묻힌 쓰레기도 깊다
그 위에서 새 문화는 피고 진다
사람이 쓸어 버리지 않더라도
일부러 타임캡슐을 묻지 않아도
가는 세월은 모든 것을 쓸어 버리고
깊이 더 깊이 모두 묻어 버리지만

봄을 싣고 어김 없이 찾아오는  세월은
이 쓰레기 무덤 위에서 꽃을 피운다
이 지구라는 거대한 쓰레기 무덤은
꽃이 만발하고 새들도 노래하는
새롭고 찬란한 부활의 동산이 된다

그러나 여기서도 쓰레기는 또 쌓이고
누가 묻지 않아도 자꾸만 또 묻혀 가고
세상 모든 것이 다시 무덤으로 되어 가고
언젠가는 발 셋 달린 별사람 세상이 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