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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 꽃 한 송이 피어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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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1,242회 작성일 2003-03-22 09:02

본문

어제 누구도 모르게 내린 봄비에
꽃 한 송이 피어있네
어느 여름 깊은 산
큰비 불어난 계곡으로 달려오다
몸을 태워 분신하듯 햇불 들어
환하게 타오르는 꽃 한 송이
네가 이 세상 개벽하는구나
어느 겨울 깊은 강
얼음으로 얼어붙어 있다가
몸을 던져 자살하듯
산산이 폭포 아래로 부서지는
꽃 한 송이
네가 이 세상 개벽하는구나
세상 저렇게 한 순간 고함치며 
꽃 한 송이만 피어도
 개벽하는 것을 왜 몰랐을까
가을 천지에 무심히 떨어져 죽은
너희들 모두 살리지 못하여
뒤돌아 누워 눈물 흘리네
죽은 것들 다시 살려내지 못하여
따사로운 저 봄 햇살도
상사불망(相思不忘) 잊지못하는구나
죽은 꽃들 다시 피워내지 못하여
고즈녁히 내리는 저 봄비도
애이불비(哀而不悲) 눈물 흘리는구나
언젠가 그대 그리운 무덤 가에
한 무더기 비가 되어 내릴테니
한 송이 꽃으로 그대 피어난다면
그대와 나는 개벽이다 
활짝 핀 한 송이 개벽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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