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선(曲線), 선(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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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白痴) 같은
나의 몸에 무엇을 그려 넣을까
가느다란 붓을 먹물에 한 번 찍어
단숨에 난(蘭)을 친다
나의 전체인 해와 달도 그려 넣는다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으니
차지도 기울지도 않고
수상한 저 불길같이 승천하는
원(圓)의 곡선(曲線)이 아무래도
선(善)하다
허공의 벽을 뚫고 나가
우주의 샛별까지 파문을 그리는
꽹과리나 징이나 북 같은
소리도 그려 넣고
사랑채 지붕의 처마선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도 그려 놓는다
휠 듯 말 듯한 여인네의 버선코 같은
산하(山河)에서
우적우적 풀을 듣고 있는
저 한가로운 황소의 등허리도
선(善)하다
손으로 들고 눈썹 위에까지 들어올려
닳고 닳은 둥근 밥상 위에
만들다 버린 막사발 그릇 속의
한 술 밥도 역시 선(善)하다
논밭을 일구던 아버지의 호미와 낫도
어머니의 물항아리와
장독대 위의 독들이 눈에 선하다
세상을 구부려 둥굴게 둥굴게 굴린다
아, 저 마음의 곡선(曲線)이 善하다
나의 몸에 무엇을 그려 넣을까
가느다란 붓을 먹물에 한 번 찍어
단숨에 난(蘭)을 친다
나의 전체인 해와 달도 그려 넣는다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으니
차지도 기울지도 않고
수상한 저 불길같이 승천하는
원(圓)의 곡선(曲線)이 아무래도
선(善)하다
허공의 벽을 뚫고 나가
우주의 샛별까지 파문을 그리는
꽹과리나 징이나 북 같은
소리도 그려 넣고
사랑채 지붕의 처마선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도 그려 놓는다
휠 듯 말 듯한 여인네의 버선코 같은
산하(山河)에서
우적우적 풀을 듣고 있는
저 한가로운 황소의 등허리도
선(善)하다
손으로 들고 눈썹 위에까지 들어올려
닳고 닳은 둥근 밥상 위에
만들다 버린 막사발 그릇 속의
한 술 밥도 역시 선(善)하다
논밭을 일구던 아버지의 호미와 낫도
어머니의 물항아리와
장독대 위의 독들이 눈에 선하다
세상을 구부려 둥굴게 둥굴게 굴린다
아, 저 마음의 곡선(曲線)이 善하다
댓글목록
김성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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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이 없는 포물선의 아름다움이 느껴 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