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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주 추천시] 소화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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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창윤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댓글 3건 조회 1,784회 작성일 2003-03-23 22:47

본문

- 소화불량 -


저물지 않는 하루가
가슴에 걸렸다.

속을 게워도,
털어지지 않은 욕망은,
좁은 통로를 오르내리고,

방울로 맺히는, 검붉은 피.
막힌 숨통 뚫으려해도,
비워지지 않고, 뒤틀리는 욕심.

손을 놓아도,
저절로 움켜지는 것들.

무엇을,
그리도 많이 가졌단 말인지,

비울 수 없는 마음대신,
속으로 비워야 할 헛된 꿈.

2003.

-----------------------------------------


아무것도 쉽게 넘기지 못하는 어리석음에,
드러누웠던 며칠.
햇살의 밝은 손짓에 기력 없는 몸을 일으킨다.
공복에 소화제를 털어 넣고,
햇살 속으로 무작정 발길을 내디딘다.

거리마다 눈부신 금빛.
시리던 겨울의 끝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곳곳에 쏟아지는 햇살, 머리 위에서 빛난다.

길가에 커다랗게 누운 무덤 하나.
그 옆 그루터기에 앉는다.
죽은 자와 산 자 모두에게 공평한 햇살
따사로움이 한동안 머문다.

떠나는 것들이 있어도 남은 자는,
푸른 삶으로 새로이 돋아나야 한다는 듯,
봉분 주위에 돋아난 초록의 풀들.

지천으로 피어나는 봄.
이 계절, 나는 무엇으로 피어나야 하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삶의 길.
햇살을 따라 밝은 곳으로 걸음을 옮기고 싶다.

댓글목록

금수산님의 댓글

금수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과도 때가되면 빨게지고 배도 때가되면 누런해 지는데
우리 영혼은 우리 사람은 들꽃보다 못하니 풍난향 보다 못하니 어찌 할고 형제여 우리 한번 포옹이라도 합시다

금수산님의 댓글

금수산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아베마리아를 들으니 선방에 있는 친구가 생각 나네요
항상 아베마리아를 즐겨 부르던 친구스님 오늘따라 친구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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