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소녀 "리다">>>>>>




러시아 땅이 온통 붉게 물들어
공산당 천지가 된 후에도

유대인 독재자 스딸린이 러시아를 지배하여
鐵拳(철권)을 휘둘으고 있을 그 때에도

붉지 않은 백계(白系) 러시아인들이
국경을 몰래 넘어 만주로 숨어 들었다

러시아에서는 거의가 귀족의 신분들
아무리 잘 살던 러시아인들이라도

만주에 와서는 아무래도 살기가 어려워
그날 벌어 그날 먹고 사는 사람들

열 살 남직한 러시아인 소녀 "리다"도
날마다 우유 배달로 살아 가는 신세

우유통이 무거워 할머니와 늘 함께-
馬車(마차)도 손수레도 없었다

집에서 기르는 젖소에서 짜낸 신선한 우유
미리 주문하는 단골도 많았다

날마다 만나니 낯도 익고 말도 하는데
어디서 베웠는지 일본말이 유창해

미국사람들은 한국말 잘한다 해도
혀 꼬부라진 말이 많이 나오고

일본사람은 音癡(음치)인지 더 엉망인데
러시아 사람들은 안 그래- 아주 정확해

이럭 저럭 "리다"도 한국말 많이 배웠지
내가 거기 머물러 있는 동안에는 

내가 귀국한 1년 후 쏘련의 붉은 군대가
만주로 쳐 들어 온 다음엔 어떻게 되었을까

언뜻 떠오르다 사라지는 그 얼굴
금발 머리에 파아란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