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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주에서 만난 처녀>>>>>>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항식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1,263회 작성일 2003-05-09 10:42

본문


<<<<<<해주에서 만난 처녀>>>>>>


북녘 땅
황해도 해주

이남으로 통하는 가장 가까운
서해(西海)의 항구

해방 직후

압록강변 新義州(신의주)에서
먼 남쪽 해주까지

기차로

38선 넘어 보려고
혼자 갔더니만

그만 붙잡히고 말았다

해주 역 개찰구에서
이북 保安隊(보안대)에

내 조카 동일이도

집 떠난 후 소식이 끊어지고
여태껏 행방불명인데

나도 그 모양 되는거 아닌가?

월남하려던 반동분자라고
쏘련 강제노동수용소로 ~~~

영영 소식이 끊어질지도 몰라

나는 아니라고 둘러대고
여기 친척이 있어 왔다고

애써 변명 끝에 겨우 풀려났다

그날 저녁 찾아간 곳은
해주 시내 가까운 외가 친척집

그날밤 거기서 자면서

이남 갈 묘책을 물으니
자기도 그 때문에 여기 이사는 왔지만 

지금은 곤란하단다

더 오래 폐 끼칠 수도 없어
압록강변 신의주로 돌아가려고

해주역 앞에서 차시간 기다리는데

어디선가 내 앞에 갑자기 나타난
천사 같이 淸純(청순)한 처녀

어쩐지 만난지도 오랜 느낌이 드는

반갑고 가슴 설레는
정말 천사 같은 처녀

그녀도 날 보고 말 없이 웃었다

선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날 마주 보고 그냥 웃었다

그녀는 내 마음 사로잡고 놓질 않았다

뚜우 ~~~ 하고 기적은 울리고
기차 떠날 시각이 되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르고

기차는 나를 태우고 北으로
해주 역(驛)을 떠나 가고 있었다 



 




 

 
 
 
 

댓글목록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정말 오래된 이야기
기억속의 그 쳐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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