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옷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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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종영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댓글 1건 조회 779회 작성일 2003-08-30 07:14본문
![]() 청춘의 옷들아- 박종영 - 계절 따라 찾아오는 비 내 침실의 한편으로 주룩주룩 장맛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주섬하게 차곡차곡 쌓아놓은 색색의 옷들이 축축한 얼굴로 빗물을 맞아줍니다. 옥양목적삼 다후다 몸빼 그리고 가느다란 삼베옷, 오색털실로 짠 겨울 목도리 눈물자국 찍어 베인 빛바랜 손수건도, 눅눅한 바람을 받아 드립니다. 젊은 날, 순백의 옷은 청춘의 날개 이었습니다 사나운 바람도 환희의 소용돌이도 대륙을 넘나들던 용맹의 겉치레도 날개의 깃에서는 모두가 하나였습니다. 이제 되돌아와 빗소리 더듬으며 빛바랜 옷들을 하나 둘 끌어내립니다. 청춘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영광의 그날들, 오색빛깔 젊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빛바랜 시간을 재고 서서 바라보는 젊은 시절의 옷들이 가냘픈 몸매를 자랑합니다 그대가 만들어놓은 청춘의 옷이 눈 흘깁니다. 후회 없는 시간으로 숨어드는 허세가 궂은날 재수좋은날 모두 남겨두고 떠나갑니다. 박힌 세월의 붉고 파란 옷들이 이제 어느 곳의 청춘으로 옮겨갈 것이냐고 묻고 있습니다. 2003. 8. 11. 수정. music / Enrico Macias - Solenzara |
댓글목록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지나가고나면
옷자락처럼
훌훌 벗어버릴 수 있는것이 청춘이라면
세월이 그리 아프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디 그런가요
시간이 흐를 수록 회한만 늘어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