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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 나온다 보름달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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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792회 작성일 2003-09-10 12:37

본문

달 달 무슨 달 쟁반 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남산 위에 떠서 저렇게
온누리 밝혀주는 저 달 보름달 나온다
보름달 보아라 오래 전에 토끼 두 마리가
방아를 찧었다는 저 달 보름달이 사실은
우리 어머니가 한밤중에 물 길러 나갔다가
우물가에 빠진 나를 건져내서는
아무도 모르게 뱃속에 품었다는 저 달
아무도 모르게 자궁 속에 곱게 심어서
열달 만에 잉태되어 나왔다는
귀한 생명 같은 저 달이 사실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 본 적도 없는
할머니 젖가슴 같고 할아버지 무덤 같은
저 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
보리고개 넘어가는 어머니 한숨 같은 저 달
쟁기로 호미로 삽으로 흙을 파며 살아온
아버지 논밭의 주름살 잔뜩 낀 얼굴 닮은 저 달
달아난 세월 붙잡지 못하고 
안타까이 늙어버린 눈가에서 흘러내린
소금기 진한 눈물로 만들어진 저 달이 사실은
빰 맞고 머리 쥐어 터지고 가르고 금 긋고
시도 때도 없이 쳐들어오는 장마에
온몸 축축하게 젖어 시체같이 널부러진 한반도
같은 저 달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 병이 난다는 저 달이
사실은 신화도 전설도 다 죽어버린
헐린 집 헐린 마음 가득한 폐허로 변해버린
저 달 불어오는 바람에 수레바퀴처럼 굴러가다가
아라리 소금강 뗏목처럼 흘러가다가
바위에 나무에 부딪히고 깨어지는 저 달
거지 같은 세상에서 어둡고 흐린 먼 하늘
부질 없이 떠가는 구름 같은
손가락질 돌팔매질에 화를 내면서 걸어가는
다 닳아 구멍 깊이 파인 사방에 널려있는 빨래 같은
잊어버릴 만하면 한 번씩 날아오는 철새들처럼
때때로 아픈 옛 기억을 들쑤셔대는 저 달이
사실은 슬픔도 괴로움도 삶의 다른 모습이라고
큰 소리로 일갈하며 꾸짖으며 깨우치며
휘영청 대보름 남산 위에 떠오른 저 달
보름달 나온다 보름달 보아라 
 

댓글목록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보고싶던 보름달
뒤로 물리고
온통 물난리
명절이 명절이 아니니...
휴우~ 한숨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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