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봄 / 尹賢奎
겨울의 끝자락이 보일때부터
봄은 느낄 수 있었다.
얼마전
흰눈이 나뭇가지를 꺾어놓을 때에도
그 찬란한 봄은 개나리꽃망울 속에서
바람부는 산중턱의 진달래 꽃망울 속에서
봄은
서서히 오고 있었다.
이제 갓 피어난
산수유, 생강나무꽃, 그리고 목련------
성급한 봄꽃들이 마구 피어나 있다.
언제부터 나에게
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것일까
언제부터 주변이 이렇게 아름다워 보일까
이 길어진 봄이
아직도 내겐 많이 남아있다.
아직도
못다핀 봄꽃들이 지천이고
아직은
아지랑이도 피어오르지 않고 있다.
2004. 3. 25. 깊은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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