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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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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구석기김종제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 댓글 0건 조회 554회 작성일 2004-05-03 10:17

본문

그대의 편지를 받고
이름도 없는 성城을 찾아간다
어느곳에 있는 것인지도 모르고
아무도 가 본 적이 없어
그곳에 우연히 닿는다 해도
문門이 없어 안으로 들어갈 수 없고
들어가도 밖으로 나올 수가 없다는
성城
아무도 살고 있지 않다는 성城이
제 스스로 일어나
적들이 침범해 들어올 수 없도록
튼튼한 안개의 벽을 아직도 쌓고 있어
마음속의 주문呪文으로 이루어진
성城
파도 세차게 밀려오면
무너지는 모래성인 걸 자신은 알아서
성城안에
미로와도 같은 수 많은 성城들을
또 다시 짓고 있다는 성城
보이지 않는
그 성城을 부지런히 찾아 가다가
흘러간 시간에 마음의 이끼 잔뜩 끼어
부서져 폐허가 된 나도 
튼튼한 마음의 성城을 하나 쌓고 있다
바람 불면 사막의 모래산처럼
부서져 달아날 성城인 줄도 모르고
불을 지르면 하나도 남김없이
다 타버려 한 줌 재가 될 줄도 모르고
성城을 쌓고 있다
그대의 성城을 찾아가다가
아무도 찾지 못하게
내 부서진 마음의 성城을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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