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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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아래 언덕 위의 저 아름다운 집처럼 나에게도 문(門)이 여럿 있었네 쇠로 만든 키 작은 대문(大門)을 열고 들어가면 지나가는 바람과 구름,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고 소나기 오거나 눈 많이 오는 날 먼길 지나가는 손님 불러 함께 앉아 앞산의 작설차 한 잔 마시며 참으로 따스했던 옛날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 하던 넓은 마루가 있었네 한 계절을 그곳에서 누워 창도 없는 창밖을 바라본 적 있었네 창호지 바른 미닫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어두운 지하 세계 같던 아득한 방이 있었네 그 방에서는 내가 알지 못하는 온갖 꿈이 살고 있어 간혹 유리의 창문(窓門)에서 비치는 햇살을 타고 풍랑 치는 바다를 건너 섬으로 가고 싶었던 적이 있었네 그 방안에 하늘 다락이 있어서 문(門)을 열고 몇 층계를 밟아 올라가면 동화 속의 이상한 나라가 있었네 그곳에는 왕자와 공주의 성이 하나 있고 거인과 난쟁이의 동네도 있고 온갖 보물로 가득한 도적의 동굴이 하나 있었네 그 동굴의 문(門)을 열고 들어가면 창(窓)이 하나 있었네 창밖을 바라보면 어디로 걸어 가고 있는 나를 보았네 창문 밖 모든 풍경이 모두 나에게 들어왔으니 내가 문(門)이 되었네 그때 나를 바라보는 세상이 나의 문(門)이였네 내가 열 수 없는 문(門)이 되었네 지금 나를 바라보는 당신이 나의 문(門)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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