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禁忌)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구석기김종제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http://sisamundan.co.kr/gnuboard/skin/board/hp5_basic14/img/btn_email.gif)
본문
오늘도 나는 금을 긋는다
나만의 금(金)을 차지하기 위해
내 안에 높이 솟대를 세우고
나의 입구에는
참한 나무 하나 두들겨 패서
무서운 얼굴의 장승을 만들어 놓았다
한 발짝도 내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높이 울타리를 친
나는 짐승들의 어두운 숲이다
나는 금기(禁忌)의 나무다
둘레둘레 금줄을 두르고
사이 좋게 지내라며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돌탑도 쌓고
흙 속 깊숙히 뿌리를 내려
서낭당처럼 외로운 투쟁을 벌여 왔다
숲속의 나는
이제 나에게도 금기(禁忌)다
내 속에 뒤엉킨 해묵은 고목 등걸이
시체처럼 쓰러져 있고
목숨 푸릇 푸릇한 이끼가 생생한
내 숲속을 파고
업구렁이 한 마리 들어 앉아 있다
돌아다 보니 얼마나 많은 금을
세상의 땅에 허공에 그으며 살아왔을까
내가 그은 수많은 금들이 일어나
나를 묶는다
내가 그어 놓은 금을 뚫고
햇빛 비치는 곳으로 기어나온
저 업구렁이
이제 나는
숲속의 너에게도 금기(禁忌)다
나만의 금(金)을 차지하기 위해
내 안에 높이 솟대를 세우고
나의 입구에는
참한 나무 하나 두들겨 패서
무서운 얼굴의 장승을 만들어 놓았다
한 발짝도 내 속에 들어오지 못하게
높이 울타리를 친
나는 짐승들의 어두운 숲이다
나는 금기(禁忌)의 나무다
둘레둘레 금줄을 두르고
사이 좋게 지내라며
비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돌탑도 쌓고
흙 속 깊숙히 뿌리를 내려
서낭당처럼 외로운 투쟁을 벌여 왔다
숲속의 나는
이제 나에게도 금기(禁忌)다
내 속에 뒤엉킨 해묵은 고목 등걸이
시체처럼 쓰러져 있고
목숨 푸릇 푸릇한 이끼가 생생한
내 숲속을 파고
업구렁이 한 마리 들어 앉아 있다
돌아다 보니 얼마나 많은 금을
세상의 땅에 허공에 그으며 살아왔을까
내가 그은 수많은 금들이 일어나
나를 묶는다
내가 그어 놓은 금을 뚫고
햇빛 비치는 곳으로 기어나온
저 업구렁이
이제 나는
숲속의 너에게도 금기(禁忌)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