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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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말이여 네가 숨이 아직 붙어 있다고 힘(力) 자랑하지 말란 말이여 네 몸에 붙어 있는 것이 힘(力)이라고 착각하지 말란 말이다 힘(力)이란 무엇이냐 그러니까 우물가에서 우리 어머니가 물을 길어 올려 모여든 그네들의 항아리에 물 담아주는 것이 힘(力)이여 그러니까 이웃 논에 모내기에 김매기 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아버지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바지 걷고 뛰어드는 것이 힘(力)이여 그려, 힘(力)이란 무엇이냐 하면 말이여, 부싯돌이요 쏘시개랑께 그러니까 부싯돌이 팅기면 쏘시개에 불이 붙고 그놈의 불꽃이 거친 분노의 함성으로 들판으로 번지는 것을, 아 그게 바로 힘(力)이여 달도 없고 별도 없고 이미 헤쳐 놓았던 길도 없고 한 조각 검은 그림자마저 남지 않은 칠흑의 천지를 한꺼번에 무너뜨리는 한 점 불꽃이 힘(力)인 줄 여태 몰랐제 자네 쇠뚝이를 아는가 굿을 할 때 작살판으로 열어 박살판 살판 죽을판 난장판 맘판으로 이어붙지만 성에 안차서 시드는 판을 확 뒤집어 엎어버리고 새로운 판을 만드는 것을, 그러니까 말이여 언땅에서도 죽지 않고 비바람이 거셀수록 솟구쳐 일어나는 풀포기가 힘(力)이여, 천길벼랑에서 떨어져서 밑바닥부터 뒤집어 엎어버리는 폭포가 힘(力)이여 허깨비가 아니란 말이여 깨뜨려버리고 부숴버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전사(戰士)가 힘(力)이여 앞만 보고 달려가다 목이 부러진 곧은 목지가 바로 그 무서운 힘(力)이여 아는가 자네 힘(力)이란 몸도 아니고 머리도 아니고 마음 한곳에 모여든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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