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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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진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074회 작성일 2003-06-20 09:12본문
운명.
탱탱한 햇살 쪼이는 이마 밑
미간(眉間)의 여덟 팔(八)자
거듭 패어가는 깊은 골짜기로 숨어든 숙명이었다
각 피질에 문신이 새겨지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부터 흔들리는 세월의 깊이만큼 조금씩
쓸려나간 풍화작용으로 인한 깊이와
유난히 큰 눈망울에 태양빛의 눈부심 때문으로
더욱 선명한 팔자
음각된 운명에 절어버린 근심의 그늘을 숨겨놓았다
솟구치는 욕망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
그리움도
몇 겹의 두께로 납작 엎드린 채 화석이 되어가고
간밤에 드나든 세월에 찌든 바람의무게도
골짝에 머물러 서성이고 있다
지나버린 과거가 슬픔, 절망, 근심만은 아니었다
때로 눈부신 햇살이 이마를 타고 미끄러져올 때면
눈웃음의 파편들도
부서진 운모조각으로 횡 단층을 이루고
켜켜이 쌓여져 더 깊은 협곡을 만들어냈다
얼마나 깊은 골인지
무수히 떠다니는 은하수 빛의 조각들보다
셀 수 없는 무한대의 기억들이
문득 열망의 싹을 불쑥불쑥 틔워내고
가끔이나마 협곡 아래 깊은 둘레무한의 호수에선
짜디짠 눈물이 동그랗게 맺혀
지구의중심부로 향하여 낙하, 절명할 순간엔 마치
치열한 삶의 끝 마지막 벼랑에
허리 휜 늙고 말라 비튼 소나무의 울분 같은 거였다
미간엔 언제나 그 놈이 숨어있다
팔자려니 한다
아버지의 그 깊이는 잴 수도 없다
2003/06/19. 김진섭.
탱탱한 햇살 쪼이는 이마 밑
미간(眉間)의 여덟 팔(八)자
거듭 패어가는 깊은 골짜기로 숨어든 숙명이었다
각 피질에 문신이 새겨지기 시작한 것은
오래 전부터 흔들리는 세월의 깊이만큼 조금씩
쓸려나간 풍화작용으로 인한 깊이와
유난히 큰 눈망울에 태양빛의 눈부심 때문으로
더욱 선명한 팔자
음각된 운명에 절어버린 근심의 그늘을 숨겨놓았다
솟구치는 욕망에 가까이 다가서지 못한
그리움도
몇 겹의 두께로 납작 엎드린 채 화석이 되어가고
간밤에 드나든 세월에 찌든 바람의무게도
골짝에 머물러 서성이고 있다
지나버린 과거가 슬픔, 절망, 근심만은 아니었다
때로 눈부신 햇살이 이마를 타고 미끄러져올 때면
눈웃음의 파편들도
부서진 운모조각으로 횡 단층을 이루고
켜켜이 쌓여져 더 깊은 협곡을 만들어냈다
얼마나 깊은 골인지
무수히 떠다니는 은하수 빛의 조각들보다
셀 수 없는 무한대의 기억들이
문득 열망의 싹을 불쑥불쑥 틔워내고
가끔이나마 협곡 아래 깊은 둘레무한의 호수에선
짜디짠 눈물이 동그랗게 맺혀
지구의중심부로 향하여 낙하, 절명할 순간엔 마치
치열한 삶의 끝 마지막 벼랑에
허리 휜 늙고 말라 비튼 소나무의 울분 같은 거였다
미간엔 언제나 그 놈이 숨어있다
팔자려니 한다
아버지의 그 깊이는 잴 수도 없다
2003/06/19. 김진섭.
댓글목록
이창윤님의 댓글
이창윤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운명, 팔자,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깊이 각인되는 말인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