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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서 만났던 양명문 시인>>>>>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항식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1,171회 작성일 2003-06-28 20:48

본문

<<평양서 만났던 양명문 시인>>


55년전의 평양 -
나는 보았다 그의 집에서
몽둥이 같은 커다란 펜

꿈에서 본 것은 아니다
저런 큰 것이 다 있었네 -
 하던 생각이 어렴풋 해

(장식용이었겠지.....)

해방후 얼마 안되는 해의 어느날
그의 집에는 누구하고 갔던가

그와 가깝던 내 조카였던가 보다
내 조카는 작곡가 김동진-그와는 친구
"가고파"는 그때도 불려지고 있었지 

그때 그의 집에서 그 몽둥이 펜을 보았다
그와는 무슨 말을 했던지 생각이 안 나
우두커니 앉아만 있다가 나온 것 같아

나올 땐 시집 한 권 받아 들고-
그때 나온 그의 북한 찬양시집 한 권
그후 그도 어느날 날 찾아 왔다

그가 혼자서 갑자기 왜 왔던지
자기 집에서 가깝기는 했지
와서 그는 그저 눈만 껌뻑 껌벅

그가 무슨 말을 했던지 생각이 안 나
나도 그저 마주앉아서 눈만 멀뚱멀뚱
내가 무슨 말을 했던지 생각이 안 나

나는 그저 그의 집에 갔다가 왔다
그도 그저 나의 집에 왔다가 갔고

해방후 5년째 6월 25일에는 난리가 났다
그해 12월초에는 그도 나도 피란민이 되어
후퇴하는 국군을 따라서  대한민국으로

여기서 나는 5년에 걸친 군복무를 마치고
1955년 어느날 서울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그는 보여 주었다 그 무렵의 자작시편들을

그것은 5년전 평양서 본 것과 비슷하였다
달라진 것은 찬양의 대상뿐인가
살아야 시인이지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지 
 
내가 무슨 말을 할 듯 하자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입을 다물었다

내가 평양서 시 원고 하나 달랑 들고
여기 저기 팔러 다니던 이야기를
그는 갑자기 왜 끄집어 냈을까

나는 입을 다물어 버렸고
그도 다른 말은 없었다

그해 어느날 그는 장가를 갔다
신부의 이름이 생각이 날듯 말듯
김 - 자 - 림 - 이었던가?

알쏭달송 하다-
생각이 안 난다

출판사에 다니는 형과 조카들은
양명문 결혼식에 간다고들
부산을 떨고 있었는데

왠지 나는 빠지고 말았다
왜 그때 내가 빠졌을까 ?
 
그 이유를 나도 모르는 채
반세기가 훌쩍 지나가 버렸고
그는 그후 모 여자대학교의 교수가 되었다

화살 같이 빠른 광음(光陰)이 싹쓸이해 간
자잘구레한 인간사들- 숨은 이야기들은
모두 영원한 망각의 쓰레기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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