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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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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862회 작성일 2007-10-07 21:43

본문

누더기


                          시/김석범


내가 걸친 옷은
빨 수도, 갈아입을 수도 없고
수선이 필요 없는 평생 단벌이다
 
세월 따라
가을을 태운 붉은 단풍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삶의 인연은 주머니에 담아 두었다,
언젠가 하늘에서 날아든 혼백이 빠져나가면
영락없이 누더기가 되겠지만 

그 빈 주머니에,
오리구이, 날지 못한 그 날개를 부여잡고
밤새 눈물을 구워내었을 때,
숱한 사연을 물고 늘어진 바닷가의 발자국 따라
아직도 미완의 모래성 얘기를 하염없이 듣다가
갈매기처럼 꾸역꾸역 처절히 울부짖었던 일,
짐승처럼 구리게 살아왔던 인연의 모든 것들이
압축파일로 저장되었었지

뜨거운 영혼의 눈치를 살피다
빛바랜 깃을 세운 채
주머니 속을 만지작거리고 있다,
해어진 누더기가
한 줌의 흙으로 뒹굴기 전까지는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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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더기가
한 줌의 흙으로 뒹굴기 전,
그 뜨거운 영혼은  깊은 삶의 인연
담을  주머니 하나
만지작거리며 길을 걷는 한 사내의 모습을
거울 속에서 찾아보곤하는 가을밤입니다.
이렇게 가슴에 남는 시 하나 주시려고
조용히 계셨네요^*^

박효찬님의 댓글

박효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빈 주머니에,
오리구이, 날지 못한 그 날개를 부여잡고
밤새 눈물을 구워내었을 때,
숱한 사연을 물고 늘어진 바닷가의 발자국 따라
아직도 미완의 모래성 얘기를 하염없이 듣다가
갈매기처럼 꾸역꾸역 처절히 울부짖었던 일,
짐승처럼 구리게 살아왔던 인연의 모든 것들이
압축파일로 저장되었었지 ]
그 화일 속에 저도 있을까요^^
시인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는날 까지는 알뜰히  걸쳐야 할  누더기
그러나
누더기가 안고 있을 삶의 무게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  봅니다.
향을 싼 종이는  향내가 난다지요.
향기롭고 귀중한  누더기  일겁니다.
아름다운 영혼을 담았으니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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