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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몸 말리는 눈 먼 물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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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1,387회 작성일 2006-05-30 09:10

본문





제 몸 말리는 눈 먼 물고기

시/강연옥


낮은 개천에서 놀던 물고기
큰 비에 일순간 바다로 쓸려나갔다가
꺼억꺼억 강을 거슬러 올라와
머무르는 것 없는 생(生)에 딱 한 번
가는 목 들어 서글픈 하늘 바라보다
떨구고는 울음 잠재우며 제 몸을 말린다


물 떠난 늙은 절의 목어(木魚)
산 그림자 내려와 절 마당을 덮으면
조용히 내리는 달빛에 묻어나는 물비린내
찔레꽃도 젖어 저렇게 하얗게 피어났을까
산새도 밤새 숨죽여 울어 저리 아름답게 노래할까


풍경소리 빨라지자 물살은 달려가고
길은 흩어지며 부서지고 또 부서져
별빛에 반짝 거리는 비늘 같은 점들만이
발 밑에서 맴돌아도 허공에 매달린 채
길이 없어도 길을 보는 깨어있는 눈 먼 물고기


아는 것이리라
살아 있다는 것은 젖고 마르고 또 젖는 일임을








추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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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아 있다는 것은 젖고 마르고 또 젖는 일의 반복이지만  반복이 없는 목어, 매달린채 제 몸 말리기만 하는 눈 먼 물고기, 아마 너는 이러한 것을 알고 있을것만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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