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화장장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1,787회 작성일 2014-02-21 16:08

본문

<화장장에서>
 
                                                                김혜련
 
자고로 겨울은 꽁꽁 얼어야 제 맛이다
증축 중인 시립화장장은 부끄럼을 잊어버린 작부처럼
붉은 속살을 훤히 드러내며 벌렁벌렁 엉덩이를 흔든다.
머리카락 질끈 묶고 뒤돌아 서 있는 남자처럼
도무지 말이 없는 몇 구의 무덤들
심드렁한 뒤통수로 묵언의 메시지를 보내고
누군가 마른버짐 가득한 손바닥으로 유리문을 민다
진눈깨비가 내리고 꽁꽁 언 공기가
참았던 울음을 급기야 터트리고 만다
가슴에 숨겨놓은 숱한 애증의 세월
하나도 꺼내지 못했는데
이승과 저승 사이
얼굴 마주할 수 없는 회한이 흐르고
인연이라는 이름의 새가 옷을 벗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당신이 미처 꺼내지 못한 유언을 나는 해석할 수 없다
녹으면서도 얼어붙는 진눈깨비 속에 내 몸을 맡기고 운다
마스크 쓴 표정 없는 화부들이
타다 만 뼈를 추스르며 눈빛을 교환할 때
거짓말처럼 당신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고개만 주억거리며 끝내 아무 말이 없었다.
겨울은 자고로 꽁꽁 얼어야 제 값을 한다
연화당 굴뚝에선 희부연 깃털이 쉼없이 날아가고
진눈깨비는 녹으면서 얼어붙는 역설이 된다.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한 이를 말없이 보냈군요
약 1000도의 화염속에서도 묵묵히 말이 없든 이들
살은 수분으로 날아가고 타다 남은 하얀 뼈도
한줌의 흙으로 자연 속에 묻히는 것이지요, 본향으로 말입니다
누구나 한번은 하늘과의 약속을 이행하며,
세상과의 인연을 맺었다 가는 것이지요 
-예전 화장장 설계를 하다 보일러 속에 누워 있는 이들을 보고
 명복 빌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no_profile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항상 머리위에
죽음을 얹어 놓고
그아래 살고 있습니다
태어남 이전의 나로 돌아가는것이
자연의 이치 입니다
모든 만물이 오면 갑니다
그향기 발자취는 남겨두고~~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69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6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6 2011-06-15 0
268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7 2012-06-18 0
267
2013 가을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6 2013-10-04 0
266
낙엽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1 2014-06-15 0
26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0 2015-09-25 0
264
현기증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2 2017-02-02 0
26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2018-02-07 0
26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2018-11-06 0
26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9 2022-10-25 0
26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7 2023-07-06 0
25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3-14 0
25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6 2011-06-15 0
257
슬픈 비밀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3 2012-06-18 0
256
단풍 노숙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64 2013-10-04 0
255
바람님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57 2014-10-19 0
254
일대일 모기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1 2015-09-25 0
253
겨울 와온에서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6 2017-02-02 0
25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7 2018-02-07 0
25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9 2018-11-19 0
25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3 2022-11-01 0
24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5 2023-07-08 0
24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5 04-30 0
247
가방을 버리며 댓글+ 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6 2011-08-08 0
246
장미공원에서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6 2012-06-18 0
245
잠보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51 2013-10-04 0
244
씨븐너물할매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0 2014-10-19 0
243
왕거미 댓글+ 4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1 2015-11-10 0
242
곰팡이꽃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6 2017-07-14 0
241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2018-02-08 0
240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8 2018-11-20 0
239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1 2022-11-07 0
238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5 2023-07-23 0
237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45 05-04 0
236
태풍 부는 날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4 2011-08-08 0
235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6 2012-10-23 0
234
팔팔의 두 얼굴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1 2013-11-20 0
233
무화과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7 2014-10-19 0
232
운명이라는 길 댓글+ 6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3 2015-11-29 0
231
다알리아 댓글+ 3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2017-07-14 0
230
갱년기 댓글+ 2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2018-02-09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