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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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18회 작성일 2021-10-26 14:53본문
노을 반지
이 순 섭
내 발바닥에는 태풍의 눈이 있다
티 눈
걷기 불편해 커터 칼로 오려낸 날
오래 전 동네 은행 VIP 알량한 고객이라고 준
소중히 간직한 작은 수첩에 금박으로 찍은 이름
변함없다
굳은살은 몸에 붙어있을 때 제 색깔 띠지만
방바닥으로 버려지면 몰래 버린 개털 색처럼 누레져
계속 씹은 육포 시원치 않은 치아에 낀 찌꺼기
요지로 빼지 못해 손가락으로 빼내
검붉은 육포 빠져나간 흰 자국 힘 있게 버린다
바라보는 순간마다 둥글게 이루어진 원 안
오래 낀 다이아몬드 알만 남긴 채 뉴모델링한 결혼 반지
눌린 자국 불거져 옮겨 심은 문 열음
모든 문은 들어올 때 문 보다 나올 때 문이 열려있는 문이다
중지 손가락 불게 만들어진 의문의 반지
뾰두라지 간직한 채 헐렁거림 조심해
분실할 위험을 내쫓아야한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
반들거리는 빛 따라 숨어버린 걸을 때 느끼는 통증
손가락은 얼굴 씻을 때 낮은 높이로 바로 발에 다가가
해 진 붉은 노을 어루만져 우연히
맛있게 우유 마시는 바이킹을 만난다
반지 낀 손가락 피 몰려 비틀린 쏠림에 놀라
자유로운 원상회복으로 내몰린 저녁놀
헐렁한 도망 피하려 중지에 옮겨 심는 사라진 태양
태양 닮은 자갈 피 쏠린 맨발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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