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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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2,066회 작성일 2010-11-05 14:22본문
일당(日當) 쟁이
시/ 박 기 준
오층 아파트 창문 밖
잎 떨어뜨린 상수리나무에
어둠 내려앉은 빈 까치집 한 채 보이고
열서너 시간을 일하고도 섶은 잠에 깬 새벽
정든 숲을 떠나온 바람이
낡은 창문을 두드린다.
울타리 밖이 훤하든지 어둡던지
그 누가 바쁘게 지내던지 죽던지
세상이 기근에 황폐해지던지 전쟁이 일어나던지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만 일전에 일원이요 셈할 뿐인데
어금니가 아플 때
송곳니는 모른 채하였고
양쪽 어금니가
썩어 들어 갈 때
앞니는 침 뱉기에 바빴다.
가슴골에 흐르는 땀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원하고
발바닥 손바닥은 떨어지는 일감
뛰 댕기며 잡으려 숟가락 젓가락 쥘 줄 모르고
허기진 기력, 지친 춤사위
바다는 수평선을 안개 품에 숨긴 채
변함없는 몸짓으로 갯바위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든다.
노박이로 일렁이는 파도가 있던 자리이건만
오늘따라 포말(泡沫) 속 황량한 마음 뿐
일당(日當) 쟁이 가슴은 비릿한 갯바람 속에 갇힌 섬이 되어
빈숲 까치집 위 내려앉은 적막으로 새벽 기지개를 펼 때
지평선엔 새로운 해가 솟아오르는구나.
시/ 박 기 준
오층 아파트 창문 밖
잎 떨어뜨린 상수리나무에
어둠 내려앉은 빈 까치집 한 채 보이고
열서너 시간을 일하고도 섶은 잠에 깬 새벽
정든 숲을 떠나온 바람이
낡은 창문을 두드린다.
울타리 밖이 훤하든지 어둡던지
그 누가 바쁘게 지내던지 죽던지
세상이 기근에 황폐해지던지 전쟁이 일어나던지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만 일전에 일원이요 셈할 뿐인데
어금니가 아플 때
송곳니는 모른 채하였고
양쪽 어금니가
썩어 들어 갈 때
앞니는 침 뱉기에 바빴다.
가슴골에 흐르는 땀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원하고
발바닥 손바닥은 떨어지는 일감
뛰 댕기며 잡으려 숟가락 젓가락 쥘 줄 모르고
허기진 기력, 지친 춤사위
바다는 수평선을 안개 품에 숨긴 채
변함없는 몸짓으로 갯바위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든다.
노박이로 일렁이는 파도가 있던 자리이건만
오늘따라 포말(泡沫) 속 황량한 마음 뿐
일당(日當) 쟁이 가슴은 비릿한 갯바람 속에 갇힌 섬이 되어
빈숲 까치집 위 내려앉은 적막으로 새벽 기지개를 펼 때
지평선엔 새로운 해가 솟아오르는구나.
추천13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박기준 시인님
건강히 잘계시죠,, 주신글에 머물다갑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허혜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평선에 새로운 해가 솟아 오르는
좋은 詩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건안하십시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활속에서 깊이 우려낸 시,
아픔속에도 열정이 솓구치는 희망을 안고 갑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송곳니야
어금니 아픔을 알아다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희망을 끌어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비애가 묻어 나지만
희망이 있어 좋습니다
지평선에 새로운 해가 솟아 오르면
불편했던 오늘은 또 내일의 태양이 될 것입니다.
늘, 건안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