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배추밭은 기도하고 있었다. 수녀들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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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727회 작성일 2010-01-09 17:11본문
-겨울 배추밭은 기도하고 있었다. 수녀들의 모습으로-
시/ 박 기 준
겨울이다
춥고 메마른 대지에
풀이 뿌리째 시들어 가던 배추밭에서
희망을 잃고
땀에 젖은 상처만 보듬다
질긴 미망(迷妄)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연거푸 들이킨 술로 흐느적거리는
견디기 힘든 *갈진(竭盡)의 손바닥,
손 마디마디
절여진 껍질의 상처에
싸-한 눈 바람이 휘돌아 지나간다.
하늘이다
쥣빛포트라이트 사이를 가르며 머리위에 하-이얀 눈발을 날린다.
단
한 번의 절정을 위해
숱한 날들 흙과 씨름하며
풍금소리 같은 가을 속에서
아낙과 함께 겨울을 꿈꾸어 왔다
마른 대지에 씨앗이 옷 입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푸르른 잎사귀 작은 나비 한 마리 품어 보기를 소망하며
낯설기만 한 바람 속 겨울을 견디어 내리라 여겼던
배추밭의 향연은 갈증(渴症)으로 덮어지고
하얗게 부풀어 오른 햇살 한 자락만이 기도를 할 때
목젖까지 차오른 아름다운 꿈으로
배추밭에서 기도하리라
봄을 찾아 나서는 수녀들의 모습으로
===
*갈진(竭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
시/ 박 기 준
겨울이다
춥고 메마른 대지에
풀이 뿌리째 시들어 가던 배추밭에서
희망을 잃고
땀에 젖은 상처만 보듬다
질긴 미망(迷妄)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연거푸 들이킨 술로 흐느적거리는
견디기 힘든 *갈진(竭盡)의 손바닥,
손 마디마디
절여진 껍질의 상처에
싸-한 눈 바람이 휘돌아 지나간다.
하늘이다
쥣빛포트라이트 사이를 가르며 머리위에 하-이얀 눈발을 날린다.
단
한 번의 절정을 위해
숱한 날들 흙과 씨름하며
풍금소리 같은 가을 속에서
아낙과 함께 겨울을 꿈꾸어 왔다
마른 대지에 씨앗이 옷 입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푸르른 잎사귀 작은 나비 한 마리 품어 보기를 소망하며
낯설기만 한 바람 속 겨울을 견디어 내리라 여겼던
배추밭의 향연은 갈증(渴症)으로 덮어지고
하얗게 부풀어 오른 햇살 한 자락만이 기도를 할 때
목젖까지 차오른 아름다운 꿈으로
배추밭에서 기도하리라
봄을 찾아 나서는 수녀들의 모습으로
===
*갈진(竭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
추천5
댓글목록
김영우님의 댓글
김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평화를 빕니다.
미사보 머리에 쓰고 십자가앞에서 기도하는 엄숙한 시간 !
이 세상에 평화를 위하여 겸손된 사랑의 나눔 이것이 바로 축보이라 하지요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하늘로 향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자연의 산물로 승화되었네요..
김순애님의 댓글
김순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참으로 애절한 기도입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영우 선생님/ 김석범 선생님/ 김순애 선생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