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물집의 크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682회 작성일 2021-02-24 16:58

본문

물집의 크기

 

이 순 섭​

물집은 걸어가는 고통의 갇혀있는 작은 집

발에 물집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아픔 참고 견디어 물집이 생겼다

버리기 아까워 발뒤꿈치에

낡아버린 혁대 잘라 덧대 단단히 붙여서

물집이 생겼다

붙어있지 못해 떨어진 날에 걸을 때

불편했지만 아프지 않았다

어둠 속에 반창고에 가려진 물집은 보이지 않았다

 

일 년 넘게 찾아온 마네킹이 있는 자리

목이 있는 마네킹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목이 없는 마네킹은 구두를 쳐다보고

잘린 혁대 가죽을 덧대도 헐거워

바람이 스치는 걷는 발목에도 발의 부드러운 속살

견디지 못해 몸속 깊은 물을 가두어 버렸다

끝내 마네킹은 힘들게 서있지만 거리로 나가지 못해

회전출입문 밖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마네킹 빈속에 감춰진 얘기도 쓰지 못해

아니 썼어도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김없이 시간이 지나 이 자리를 떠나면

나는 발에 붙어있는 반창고를 때고

미완성 옷감 꿰매는 침()으로 물집을 터뜨려야 한다

반드시 침()을 머릿결에 몇 번 스치게 마찰 일으켜

날카로운 못다 한 독을 빼내야 한다.

15년을 함께 살아온 꽃술 달린 구두

내일 아침이라는 이름으로 버려야 한다

 

이 어둠 속 아쉬움에 구두 덧댄 가죽 어루만지고

물집을 더듬는다

물렁물렁하다

낡은 구두가 만들어준 물집이 터져

발목에 강()을 이루어 버린다

하얀 구름이 필요했다

구름이 걷히면 얇은 하얀 사()

촘촘한 명부(名簿)를 고통 덮는 살 위에 덮는다

시간이 갈수록 거리에

내 구두 닮은

꽃술 달린 구두들이 활개 치게 걸어가고 있다

 

 

 

 

 

 

 

 

 

 

 

 

 


추천1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70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7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2023-09-25 0
46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3 2021-10-26 2
46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4 2021-10-26 2
467
쓰레기장 주변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1 2017-08-26 0
46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6 2020-09-19 1
46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7 2021-06-14 1
46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7 2020-08-11 1
46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2020-03-30 1
46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9 2020-03-30 1
46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0 2021-01-22 1
46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7 2020-05-07 1
45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6 2021-06-14 1
458
둥근 시계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7 2017-03-25 0
45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2 2016-10-15 0
45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2 2020-04-13 1
455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4 2020-05-07 1
45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5 2016-06-07 0
45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9 2016-04-18 0
45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9 2020-12-07 1
45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5 2020-04-06 1
45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5 2016-04-12 0
449
혀 속 침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2017-02-22 0
448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9 2020-04-27 1
447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6 2019-03-18 0
446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7 2016-08-24 0
445
뿔난 병아리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2016-12-07 0
444
自由 男神像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89 2009-08-11 2
443
極과 極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7 2009-06-17 3
442
수선화 댓글+ 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9 2009-05-28 3
441
햇빛 찾기 댓글+ 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2 2009-03-01 4
440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8 2009-07-08 3
439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5 2009-06-26 2
438
걸어가는 길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6 2009-05-18 3
437
쑥부쟁이 댓글+ 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8 2009-04-22 1
436
겨울기도 댓글+ 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74 2016-08-24 0
열람중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2021-02-24 1
434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3 2009-09-12 3
433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7 2009-07-27 1
432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9 2009-11-23 4
431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1 2009-02-20 3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