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윤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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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한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989회 작성일 2021-11-02 14:33본문
대윤사 가는 길
내 안의 나와 싸우다 지쳐
무작정 뛰쳐나온 62번 비포장 지방도.
헐떡이는 내 숨 마냥 거친 길가엔
빛바랜 코스모스 너울너울
삽교호 물이랑처럼 정갈하고
무얼 찾아 여기까지 왔는지
돌계단을 하나 둘 세며 올라왔을 때
내 안의 나는 도망가고 없었다.
사리탑을 돌아 합장한 채 다다른 대각전.
염화미소 미륵불 위로
범 종각 풍경소리 울려 퍼지며
도망간 내 안의 나를 토닥이고 있었다.
왔던 길을 돌아서다
붉은 융단 깔고 엎드린 꽃무릇 한 무리가
삼보일배로 포복한 곳을 쫓다가 그만
형제송 갈림길까지 왔다.
이 곳에 묻힌 두 형제처럼 나도
매일 전쟁터에서 언제나 숨을 넘기기도 하지.
죽어서도 해송으로 부활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산 대윤사의 허리를 안고
푸른 솔바람 배웅 받으며 내려오는 길.
다시 내 안의 내가 슬며시 내게
악수를 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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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석규님의 댓글
장석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