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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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임한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66회 작성일 2022-10-13 19:49본문
사친곡(思親曲)
임한호
추풍낙엽(秋風落葉) 저것들도 한 때는 신록(新綠)이었으리.
시절(時節)따라 생사고락 (生死苦樂) 천지만물(天地萬物) 섭리(攝理)일진대
독신인생(獨身人生) 지천명(知天命)에 항암치료 시작했네.
삽 십년 동행 신체발부(身體髮膚) 우리 모친 행여 알까.
숨죽여 투약하고 빠진 머리 숨겨 둘 제
청천벽력(靑天霹靂) 의사 말씀 모친 또한 후두암이라네.
급작한 통보에 하늘이 원망스럽구나.
내 평생 원업(怨業)으로 모친 건강 빌었더니
동시에 모자간(母子間)에 죽을 일만 남았구나.
그러나 어이 하리 나만 보고 바친 인생
두고두고 한이 될까 이대로는 못 보내겠다.
모친 동행 변산 해변엔 바닷물도 우는구나.
알 리 없는 우리 모친 천진무구 깡충깡충
돌부리 하나 없는 사장에 나도 뛰다 넘어질 제
흐느껴 우는 눈에 짠물 다시 밀려오네.
차라리 모친 몸속 잡병(雜病)이나 가져가려무나.
무심(無心)한 백구(白鷗)무리 석양빛으로 도망가는데
지는 해도 다시 뜰까 썩은 속이 서글프다.
저승사자 회진(回診) 도는 암 병동에서 간병(看病) 시작
코 줄 끼워 미음 넣고 기저귀 갈며 욕창(蓐瘡) 닦기
내 초췌(憔悴)보다 모친 머리 추풍낙엽 간장(肝腸)이 끊기는 듯
침대 거울 숨겨놓고 헝겊 모자 씌우는데
삼육청춘(三六靑春) 천연여질(天然麗質) 늙고 병든 팔순(八旬)까지
시고모 삼촌에 시증조 부모 우리까지 열아홉을
진흙 속 생(生)것들 잡아 끼니 끼니 챙기느라
바라던 만수호강(曼壽豪强) 체념들이 주름 되어 앉았구나.
꽃피었다 눈바람 치기가 어느새 몇 해인가.
삼 년 동안 내 몸도 죽어가긴 한 가진데
목욕 한 번 해드리려 모친 업고 당도할 제
집 앞 쌓인 눈 더미에 또 다시 넘어졌네.
어떤 인생은 넘어져도 다들 잘도 기립(起立)하는데
변산 해변 그 날처럼 난 찬 울음 삼키며 못 일어났네.
숨마저 위태 위태 해골 같은 우리 모친
동행 사진 코앞에다 들이밀며 애써 봐도
아들 손 꽉 낀 채 도리도리 눈물 줄기만.
내 손으로 눈을 감겨 화장(火葬)터에 모셔오니
팔십 인생 일순간에 조각조작 흩어지고
잡을 손도 살 냄새도 유골함엔 전혀 없네.
채석강가 한사코 모친 뿌려드려도 달려들제
바람도 속절없고 애끓는 마음이야 어찌 다 이를꼬.
생전(生前)에 월하연분(月下緣分) 못 이룬 내가 한 되었나.
혹여나 지이부지(知而不知) 아들 병이 사무쳤나.
한참을 내려앉아 붉은 수평선을 바라보니
엄마 실은 썰물들이 천국까지 갈 기세이건만
어딜 가든 돌고 돌아 내게 다시 모친으로 오길
천지신명 목전에다 합장(合掌)한 채 빌고 또 빌었네.
지금은 자취 없이 토닥이는 소리로
에고고 괜찮다면서 내 가슴 어루만지네.
임한호
추풍낙엽(秋風落葉) 저것들도 한 때는 신록(新綠)이었으리.
시절(時節)따라 생사고락 (生死苦樂) 천지만물(天地萬物) 섭리(攝理)일진대
독신인생(獨身人生) 지천명(知天命)에 항암치료 시작했네.
삽 십년 동행 신체발부(身體髮膚) 우리 모친 행여 알까.
숨죽여 투약하고 빠진 머리 숨겨 둘 제
청천벽력(靑天霹靂) 의사 말씀 모친 또한 후두암이라네.
급작한 통보에 하늘이 원망스럽구나.
내 평생 원업(怨業)으로 모친 건강 빌었더니
동시에 모자간(母子間)에 죽을 일만 남았구나.
그러나 어이 하리 나만 보고 바친 인생
두고두고 한이 될까 이대로는 못 보내겠다.
모친 동행 변산 해변엔 바닷물도 우는구나.
알 리 없는 우리 모친 천진무구 깡충깡충
돌부리 하나 없는 사장에 나도 뛰다 넘어질 제
흐느껴 우는 눈에 짠물 다시 밀려오네.
차라리 모친 몸속 잡병(雜病)이나 가져가려무나.
무심(無心)한 백구(白鷗)무리 석양빛으로 도망가는데
지는 해도 다시 뜰까 썩은 속이 서글프다.
저승사자 회진(回診) 도는 암 병동에서 간병(看病) 시작
코 줄 끼워 미음 넣고 기저귀 갈며 욕창(蓐瘡) 닦기
내 초췌(憔悴)보다 모친 머리 추풍낙엽 간장(肝腸)이 끊기는 듯
침대 거울 숨겨놓고 헝겊 모자 씌우는데
삼육청춘(三六靑春) 천연여질(天然麗質) 늙고 병든 팔순(八旬)까지
시고모 삼촌에 시증조 부모 우리까지 열아홉을
진흙 속 생(生)것들 잡아 끼니 끼니 챙기느라
바라던 만수호강(曼壽豪强) 체념들이 주름 되어 앉았구나.
꽃피었다 눈바람 치기가 어느새 몇 해인가.
삼 년 동안 내 몸도 죽어가긴 한 가진데
목욕 한 번 해드리려 모친 업고 당도할 제
집 앞 쌓인 눈 더미에 또 다시 넘어졌네.
어떤 인생은 넘어져도 다들 잘도 기립(起立)하는데
변산 해변 그 날처럼 난 찬 울음 삼키며 못 일어났네.
숨마저 위태 위태 해골 같은 우리 모친
동행 사진 코앞에다 들이밀며 애써 봐도
아들 손 꽉 낀 채 도리도리 눈물 줄기만.
내 손으로 눈을 감겨 화장(火葬)터에 모셔오니
팔십 인생 일순간에 조각조작 흩어지고
잡을 손도 살 냄새도 유골함엔 전혀 없네.
채석강가 한사코 모친 뿌려드려도 달려들제
바람도 속절없고 애끓는 마음이야 어찌 다 이를꼬.
생전(生前)에 월하연분(月下緣分) 못 이룬 내가 한 되었나.
혹여나 지이부지(知而不知) 아들 병이 사무쳤나.
한참을 내려앉아 붉은 수평선을 바라보니
엄마 실은 썰물들이 천국까지 갈 기세이건만
어딜 가든 돌고 돌아 내게 다시 모친으로 오길
천지신명 목전에다 합장(合掌)한 채 빌고 또 빌었네.
지금은 자취 없이 토닥이는 소리로
에고고 괜찮다면서 내 가슴 어루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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