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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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기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393회 작성일 2005-09-24 04:53본문
글/ 박기준
구월 이십삼일
난 날이라 전날 저녁부터 분주히 움직이던 김 여사가 아침에 뽀뽀를 한다.
부스스한 내 모습 보일까, 침대를 더 껴안으며 “5분만” 기어들어간다.
“사랑이 식어요.”
“일어나세요.”
그래도 5분만을 외치던 나에게 잠을 깨우는 소리가 들린다.
“박서방이가, 인난나? 그래 오늘이 난날아니가. 축하한데이.
아가가 미역국 끄렸더나?“
“아 네. 어머님. 지금 따뜻하게 김이 나고 있습니다. 어머님 고맙습니다.”
김 여사가 부산에 계시는 어머니(장모님)께 전화해서 내 귀에 대는 바람에
일어나긴 했는데 몰골이 요상했다.
“뭐꼬? 하이구야 울 낭 난 날부터 만년 옷(벌거벗음)걸치고 하기사 태어날 때
나자마자 누가 옷 입힐끼고마! ㅎㅎㅎ”
시작 되어지는 아침
생일상을 받는다.
둘만의 식탁, 정성과 사랑이 담긴 음식들,
모두 감동의 맛으로 침을 삼키게 하고 수저 젓갈 오가는 손길은
오케스트라 지휘자였다.
흐르는 음악은 서로의 바라보는 시선에 전율되어 방안 가득했다.
가을아침이 시샘하듯 창문으로 빠끔히 문형산 기온을 드민다.
“참 여보 선물 이예요.”
불쑥 내미는 꾸러미는 얇아서 뭘까? 궁금하여 손을 놓고 풀어보았다.
한편의 시였다.
아침, 식탁의 시로 생애에 난 날을 마음으로 먹는다.
-하늘과 임-
시/ 金 点 順
오늘도
하늘을 찍고 있는 임
자연은 삶에 그리움이라 말한다.
가슴 밑바닥부터 끌어올려
한 컷의 시로 남기고 싶어
번뜩이는 눈빛으로 하늘을 움켜잡는다.
첫째 하늘
둘째 하늘
셋째 하늘
반가움에
한시도 눈을 때지 못하고
떨리는 가슴, 음률(音律)의 몸짓,
살아있음을 감탄하며
사랑의 숨결 불어넣고
마음으로 찬사를 보낸다.
-사랑해요 여보-
2005.09.23 감사합니다. 박기준
댓글목록
정해영님의 댓글
정해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행복한 생일풍경이 가을의 정취와 어우러져 정겹게 와 닿습니다.
저는 집에서 만년옷 걸치고 있으면 " 부부간에도 예의를 좀 지켜요 "라고 한답니다.
그러면 전 싱긋이 웃으면서... " 좋음시롱 " 이렇게 답해 주지요.
아내도 싱긋이 웃고 만답니다. 하하하
배상열님의 댓글
배상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 밑바닥부터 끌어올려 한 컷의 시로 남기고 싶어]....... 크으으으! 과연 박기준 시인님 다우십니다.
역시 배울 것이 많습니다. 건안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오형록님의 댓글
오형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아름답습니다 좋은하루 되십시요^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혜영 선생님, 배상열 선생님,오형록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선생님들 께서도 즐거운 주말과 행복이 가득한 가정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기도 합니다.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기준 선생님?
귀한 사랑을 받으시니
참으로 행복하시겠습니다.
사랑하는 여인으로부터의
귀한 시를 선물 받으시니
세상 부러울게 무엇입니까?
박기준님의 댓글
박기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은영 시인님 감사드립니다.
평안하신 휴일이 되셨는지요.
따뜻한 대화, 정말 감사했습니다.
건안하시 오며 건필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