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늘날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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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 당신은
김검호
햇살 따사로운 가을날 오후
중랑천 산책길을 당신과 손잡고 걸었지요
흐드러진 들꽃들이 예뻐서
당신을 앉혀두고 사진도 찍었구요
찍을 땐 몰랐었는데
곰곰이 들여다 보니 눈물이 핑도네요
주름진 얼굴, 희끗한 머릿결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당신 모습이
꽃 보다 예쁘다고 느껴졌거든요
꽃들은 해마다 피고지는 모습이 별 다르지 않은데
꽃 무더기 속에 앉아 있는 당신은
해 마다 조금씩 더 아름다워지는 것 같아요
중랑천 물가에 거니는 백로 한 마리
눈부시게 희고 고결해 보이긴 하여도
평생 나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 준 당신 마음만 할까요
창포원에 두루 핀 허다한 꽃들이 곱다한들
가족들을 위해 온 몸으로 섬겨 살아 준
당신의 주름진 손결만 할까요
하늘이 맑고 높아 좋고
갈대 춤이 간지러워 즐겁고
참새들의 날개짓이 사랑스러워 미소짓는
이 가을날 오후의 소소한 행복감은
오롯이,
당신이 내 손을 잡고
함께 걷고 있음으로 누릴 수 있는 축복임을
가슴저며 깨달아 가는
그런 가을날입니다.
댓글목록
김경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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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시절은
지금부터입니다
김검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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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드니까
하루 하루 같이 지내는 것이
너무도 소중하고
곁에 있는 아내가 더 없이 귀하게 여겨집니다
공감해 주시니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