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게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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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게 그림자
권 명 은
아버지 등짝에 업혀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던
부럽기만 한 지게가 있었다
그 넓은 등에 한 번도
업혀 본 적 없는 어린 계집애는
자기보다 지게가 더 좋은 가 보다 싶었다
그러다 그 위에 얹힌 삶의 무게를
짐작하게 되었을 땐
안타까운 마음으로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날들이 있었다
봄이면 시커먼 거름더미 한가득 짊어지고
여름이면 푸른 소꼴을 아침저녁 져 나르고
가을이면 누런 볏단을 수도 없이 쌓아 지고
겨울이면 바싹 마른 나무 그득그득 해 나르던
그 젊은 지게는 한 번도 휴식을 몰랐다
늘 가느다란 지게작대기에
온 몸을 의지하며
힘겹고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그리 기운 세던 그가
헛간 뒤꼍에 자리하는 날이 많아질 쯤
하얗게 늙어 버린 아버지도
초라해진 지게를 많이도 닮아간다
삶의 무대에서 비켜 선 두 그림자가
똑같이 쓸쓸하다
권 명 은
아버지 등짝에 업혀
한시도 떨어질 줄 모르던
부럽기만 한 지게가 있었다
그 넓은 등에 한 번도
업혀 본 적 없는 어린 계집애는
자기보다 지게가 더 좋은 가 보다 싶었다
그러다 그 위에 얹힌 삶의 무게를
짐작하게 되었을 땐
안타까운 마음으로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던 날들이 있었다
봄이면 시커먼 거름더미 한가득 짊어지고
여름이면 푸른 소꼴을 아침저녁 져 나르고
가을이면 누런 볏단을 수도 없이 쌓아 지고
겨울이면 바싹 마른 나무 그득그득 해 나르던
그 젊은 지게는 한 번도 휴식을 몰랐다
늘 가느다란 지게작대기에
온 몸을 의지하며
힘겹고 고단한 삶을 버텨냈다
그리 기운 세던 그가
헛간 뒤꼍에 자리하는 날이 많아질 쯤
하얗게 늙어 버린 아버지도
초라해진 지게를 많이도 닮아간다
삶의 무대에서 비켜 선 두 그림자가
똑같이 쓸쓸하다
추천3
댓글목록
최인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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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낭소리를 보았을 때도 깊은 내면의 얘기를 하고 싶었으나 무슨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마음이 무거웠는데 지게 그림자도 똑같은 느낌입니다. 아버지의 침묵이 무엇인지를 알 것 같은 쓸쓸함이
그저 가슴 아픔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
김건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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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숙 시인님의 글 중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그 마음으로
오랫동안
머물다 가려 합니다.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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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연합니다.
이제 우리도 그런 모습으로
설 수 있을런지......
희생과 함께하는 사랑을 실천 할 수 잇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