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의 다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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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다비식
정 경숙
담배는 태어나자마자 수의를 입는 채 죽음을 기다린다
세상 빛보기 전 명부冥府를 먼저 본다
불을 붙이는 순간부터 자신을 버리고
더이상 태울 것이 없어야
망각의 기억으로 부터 자유를 얻는다
온 몸 휘감은 하얀 옷 속에
수천 수만의 작은 잎들이 모여있다
스쳐 지나간 인연들처럼
서서히 불에 타들어 가는 동안에도
끈적한 사랑 놓지 못한 꽉 낀 손마디,
ㅡ후우ㅡ
치솟는 붉은 용암을 더 세게 들이켜 마시며
열정의 한계를 벗어난다
점차 타들어 가는 어둠 속에
환한 등불 같은 꽃이 피어 올라간다
담배는 삶과 죽음을 보여주는
허공에 핀 화려한 불꽃으로
죽어 살아나는 다비를 치룬다
댓글목록
이정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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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입니다
감사합니다^^
유일한 금연국가가 있네요
히말라야 동부 부탄왕국이 그렇데요
김용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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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다비식
발상이 새롭네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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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한 갑에는 20벌의 수의가 담겨져 있습니다
담배 한 개비마다 주검의 명부가 있는 셈이지요
스트레스, 우울, 슬픔, 기쁨, 식후의 쾌감 등등 보이지 않는 명부로 꽉 채워져 있네요
한 모금 당길 때마다 조등 하나씩을 밝히는 셈이네요
시인님의 멋진 발상과 기억이 새록새록 남을 시에 찬사를 보냅니다
감사드리오며,
쾌감의 시에 명부 하나 올려 다비식 치르겠습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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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귀한 댓글 주셔서
명부에 적히 대목 잘새겨 봅니다
이런시를 보시고
즉각 실행에 옮겨시는 다비식,~~
저도 조문행렬에 따라갑니다
감사드립니다~~*^&^*~~
강영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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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燃臂)라는 불교 입문 과정을 보고 감탄한 적이 있습니다.
고얀 담배에 엄숙한 수의를 입혀 다비식을 치르게 하시는
정경숙 님의 달관이 부럽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채금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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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의 다비식
멋진 시향 머물다 갑니다
건안 건필 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