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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거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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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193회 작성일 2009-08-09 15:17

본문

밤 거 리
오랜 친구가 찾아왔다.
하루를 보낼 곳은
밤거리 뿐이다.
그 많은 사람이 밟고 지났을
보도블록과 아스팔트를
사뿐히 짓누르고
다시 그 옛날 사라졌던
그 많은 이리떼를 기억한다.
지겨운 문자들의 행렬이
밤거리에 아직도 늘어서 있다.
젊은 이리떼의 걸음을
뒤쫒지 못한 우리는
적당한 이름으로 포장된 곳에
적당한 구석을 찾아 앉는다.
몆잔 술에 금세
야성의 본능이 살아난다.
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안구는 어둠에 길들여 진다.
구석진 골목에는 항상 비밀스런 사람들과
그 사람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그마한 플라스틱 하나면
밤을 살 수 있다.
이 밤에 잠들지 않는 사람들을
모을 수 도 있다.
점점 빠져든다. 밤의 늪으로
오랜 친구와 함께
노래하던 그 시간에도
도시라는 이름으로
밤이라는 이유 만으로
사람들은 음침한 골목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어디선가 보았던
탁탁 소리를 내며 모기를 죽이던 기구처럼
도시 불빛에 모여 든 사람들은
탁탁 타닥 소리 내며
하나 둘 죽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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