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배추밭은 기도하고 있었다. 수녀들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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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배추밭은 기도하고 있었다. 수녀들의 모습으로-
시/ 박 기 준
겨울이다
춥고 메마른 대지에
풀이 뿌리째 시들어 가던 배추밭에서
희망을 잃고
땀에 젖은 상처만 보듬다
질긴 미망(迷妄)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연거푸 들이킨 술로 흐느적거리는
견디기 힘든 *갈진(竭盡)의 손바닥,
손 마디마디
절여진 껍질의 상처에
싸-한 눈 바람이 휘돌아 지나간다.
하늘이다
쥣빛포트라이트 사이를 가르며 머리위에 하-이얀 눈발을 날린다.
단
한 번의 절정을 위해
숱한 날들 흙과 씨름하며
풍금소리 같은 가을 속에서
아낙과 함께 겨울을 꿈꾸어 왔다
마른 대지에 씨앗이 옷 입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푸르른 잎사귀 작은 나비 한 마리 품어 보기를 소망하며
낯설기만 한 바람 속 겨울을 견디어 내리라 여겼던
배추밭의 향연은 갈증(渴症)으로 덮어지고
하얗게 부풀어 오른 햇살 한 자락만이 기도를 할 때
목젖까지 차오른 아름다운 꿈으로
배추밭에서 기도하리라
봄을 찾아 나서는 수녀들의 모습으로
===
*갈진(竭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
시/ 박 기 준
겨울이다
춥고 메마른 대지에
풀이 뿌리째 시들어 가던 배추밭에서
희망을 잃고
땀에 젖은 상처만 보듬다
질긴 미망(迷妄)의 끈을 놓지 못한 채
연거푸 들이킨 술로 흐느적거리는
견디기 힘든 *갈진(竭盡)의 손바닥,
손 마디마디
절여진 껍질의 상처에
싸-한 눈 바람이 휘돌아 지나간다.
하늘이다
쥣빛포트라이트 사이를 가르며 머리위에 하-이얀 눈발을 날린다.
단
한 번의 절정을 위해
숱한 날들 흙과 씨름하며
풍금소리 같은 가을 속에서
아낙과 함께 겨울을 꿈꾸어 왔다
마른 대지에 씨앗이 옷 입는 소리를 듣기 위하여
푸르른 잎사귀 작은 나비 한 마리 품어 보기를 소망하며
낯설기만 한 바람 속 겨울을 견디어 내리라 여겼던
배추밭의 향연은 갈증(渴症)으로 덮어지고
하얗게 부풀어 오른 햇살 한 자락만이 기도를 할 때
목젖까지 차오른 아름다운 꿈으로
배추밭에서 기도하리라
봄을 찾아 나서는 수녀들의 모습으로
===
*갈진(竭盡)= 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다하여 없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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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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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를 빕니다.
미사보 머리에 쓰고 십자가앞에서 기도하는 엄숙한 시간 !
이 세상에 평화를 위하여 겸손된 사랑의 나눔 이것이 바로 축보이라 하지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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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로 향한 그리움과 기다림이 자연의 산물로 승화되었네요..
김순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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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애절한 기도입니다
박기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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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선생님/ 김석범 선생님/ 김순애 선생님
감사드립니다.